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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민 신한베트남은행장은 29일 이데일리와의 전화통화를 통해 최근 ‘바캉스(박항서 감독의 현지 발음) 매직’ 열풍으로 달아오른 베트남의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신 행장은 “한국기업의 베트남 진출을 돕고 타 금융사와도 협업해 금융한류가 불 수 있도록 신한베트남은행이 앞장서겠다”고 말해 향후 국내 기업들의 사업 확장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 신한베트남銀, 외국계은행 1위 등극
‘쌀딩크’ 신드롬에 한국 우호적인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국내 금융사의 베트남 사업 영역 확대가 시도되고 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그룹 차원에서 베트남 금융시장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 총자산은 34억 달러(한화 약 3조8046억원)로 △총고객수 117만명 △신용카드회원 20만명 △임직원 1366명 등에 달한다. 특히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1위인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 3월 박 감독과 베트남 국가대표 간판 쯔엉 선수를 광고모델로 기용, 마케팅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두 사람을 전면에 내세운 신한은행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을 계기로 현지 언론에 대대적인 광고를 시작으로 하노이와 호치민 공항 등에 광고판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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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캉스 매직’은 대단했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현지 고객은 박 감독이 광고에 등장하기 전인 올 2월 104만750명에서 지난달 116만7519명으로 12.1%(12만6769명) 증가했다. 신한카드 고객도 같은 기간 1만2393명(6.4%) 늘어 19만3319명에 이른다. 인터넷뱅킹 사용자는 12만4674명에서 17만6042명으로 41.2%(5만1368명)나 급증했다.
◇ 우리銀 ‘삼성전자 주거래은행’ 장점 활용 나서
베트남 국민기업으로 등극한 삼성전자 베트남(Samsung Electronics Vietnam·SEV)은 지난 1995년 호치민에 처음 법인을 설립한 뒤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세탁기 등 주력 제품을 베트남에서 생산한다. 지난해 삼성전자 베트남의 수출액은 543억 달러(약 60조원)로 베트남 전체 연간 수출액의 25%를 차지한다.
특히 삼성전자 베트남은 2009년 4월 조업 개시부터 올 상반기 말까지 9년여 만에 총생산량 10억5743만3000대를 달성했다. 홍하 델타 지방 박닌 공장이 가동 9년 동안 6억2500만대, 완공한지 4년 밖에 안 된 동북부 타이응우옌성 공장은 4억3100만대가량 각각 생산했다. 베트남이 삼성전자의 세계 유수 하이테크 제품 생산기지가 됐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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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록 베트남우리은행 법인장은 “지난 1997년 하노이지점을 시작으로 20년 동안 영업 노하우를 쌓았다”면서 “베트남우리은행은 온라인으로 처리하는 펌뱅킹(Firm Banking) 서비스와 선진화된 정보통신(IT) 기술을 바탕으로 로컬은행들과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역시 베트남 하노이지점의 여신경쟁력 제고에 나섰다. 이대훈 농협은행장은 “베트남 하노이지점의 인력과 점포규모를 확충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베트남 국영은행인 아그리뱅크(Agri Bank·농업농촌발전은행)와도 핀테크·농업금융 분야 업무협력(MOU) 관계를 맺은 만큼 한국 농협은행 직원을 아그리뱅크 각 지점에 파견해 현지 영업을 빠르게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증권·카드 등 8개 자회사를 둔 아그리뱅크의 영업점포는 총 2253개로 현지 최다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사무소 지점 전환을 신청 중인 KB국민은행은 외국계은행에 대한 요건 심사가 까다로운 베트남 중앙은행이 조만간 하노이지점 승격을 인가할 것으로 내심 고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