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초지능 사회이므로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이 모든 사물과 사물, 사물과 기기, 사람과 사물의 연결에 따른 보안성 및 신뢰성의 문제와 엄청난 데이터 흐름을 처리하는 데 따른 ‘거래 효율성’이다. 이런 보안성·신뢰성·효율성 문제를 해소하고자 등장한 기술이 블록체인이다. 따라서 거래의 효율성·투명성·보안성을 위한 ‘블록체인’은 4차 산업혁명의 기반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블록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구분된다. 일반대중이 참여할 수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은 블록을 생성하는 데 대한 인센티브로 암호화폐를 제공한다. 그러므로 퍼블릭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는 불가분의 관계다. 4차 산업혁명의 급속한 진전으로 블록체인 기반 거래도 급속히 증가하게 되면서 암호화폐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기업의 중요한 자금조달 창구로 암호화폐공개(ICO)가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기업에 투자하는 블록체인펀드도 등장하고 있다. 암호화폐공개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암호화폐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해 인터넷에 백서라고 하는 사업계획서를 발표하고 자금을 모집하는 행위다.
ICO를 통한 자금조달이 엔젤 벤처캐피탈을 통한 자금조달보다 시간상으로 빠르고 규모 면에서도 글로벌 투자자를 대상으로 투자금을 모집하므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스타트업 기업들의 ICO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6월부터는 벤처스타트업 기업들의 자금조달시장에서 엔젤 벤처캐피탈을 통한 자금조달보다 ICO를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두 배가량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지난해 9월 ICO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블록체인 암호화폐 기업들이 ICO를 허용하고 있는 스위스·싱가포르·홍콩·지브롤터·몰타·에스토니아 등에서 ICO를 하는가 하면 한국의 규제를 피해 아예 기업자체를 외국으로 옮기는 등 ‘탈(脫)한국’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 블록체인 암호화폐 생태계가 붕괴되고 막대한 국부 및 기술이 유출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기반기술인 블록체인 암호화폐 생태계가 붕괴될 경우 4차 산업혁명에서 낙오될 우려마저 없지 않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인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산업 경쟁력을 선점하기 위해 스위스 쥬크, 영국령 지브롤터와 맨섬, 싱가포르, 홍콩, 몰타, 에스토니아 등 여러 나라에서 크립토밸리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위스 쥬크는 지난해 글로벌 ICO 규모인 약 50억달러 가운데 4분의 1이 이뤄지고 특히 글로벌 최대 10대 ICO 중 4곳이 쥬크에서 일어나는 등 세계적인 크립토밸리로서 급성장하고 있다. 그 결과 12만4000명이 거주하는 쥬크 주는 3만2000여개 기업이 들어서면서 일자리 10만9000개가 창출돼 구인난을 겪을 정도다.
한국은 규제가 많아서 한꺼번에 모든 규제를 개혁하는 데 한계가 있다. 복지국가 지향에 따른 높은 재정수요를 고려할 때 동아시아 등 외국의 블록체인 기업들이 한국으로 들어오도록 법인세를 낮추기도 어렵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 육성을 위해 크립토산업에 대해서는 ‘사전허가 사후규제’의 규제 샌드박스와 법인세 인하 등 파격적인 조치를 도입하는 크립토특구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크립토특구가 조성될 경우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되는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 발달로 디지털금융 생태계가 조성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될 수 있다. 크립토특구가 만들어지면 블록체인 암호화폐 산업은 물론 금융·법률·회계·세무·교육·국제회의전시(MICE)·숙박·음식업 등 연관 산업도 발달하면서 연간 20억달러 수준의 외화수입과 3만5000명에 이르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