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명사의서가]김동열 연구원장 추천도서 4選

정태선 기자I 2018.01.24 04:00:00

"혁신성장과 공정경제로 선순환 생태계 만들어야"

[이데일리 신태현 기자]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이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데일리 정태선 기자] “책은 소금과 같아요. 책을 읽어야 사람도 맛있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김동열 중소기업연구원장은 16일 “좋은 책은 가까이 두고 여러번 읽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여러번 읽을수록 더 깊이 우러나는 책들의 의미를 꼽씹어보고 체화하다보면 인생 역시 풍요로워짐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새롭게 출범한 중기벤처기업부의 정책적인 이론을 제공하고 중소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싱크탱크’ 역할을 해야 하는 그의 머릿속엔 ‘혁신성장과 공정경제’가 떠나지 않았다. 그는 “우리경제는 앞 바퀴인 혁신성장과 공정경제가 잘 이끌어줘야 뒷바퀴인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 성장도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경제성장 선순환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천한 책들에서도 공적인 영역에서 고민하는 그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숲에서 경영을 가꾸다’(최재천, 메디치미디어, 2017년)=최재천 이
화여대 에코과학부 석좌교수가 2013년 충남 서천에 위치한 국립생태원에 초대원장으로 취임한 후 임기를 마친 2016년까지의 경험을 살려 생태학적 시각으로 접근한 경영 얘기다. 생태학을 연구하는 국립기관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일념 아래 갈등 속으로 뛰어든 저자는 마침내 평생을 연구해 온 숲의 생태학 원리를 조직경영에 적용해 길을 찾았다. ‘과학자의 인간 조직 관찰기’라고도 볼 수 있다. 이임 당시 화제가 됐던 ‘경영 십계명’에 대한 생각도 담았다. 십계명에는 ‘군림(君臨)하지 말고 군림(群臨)하라’ ‘소통은 삶의 업보다’ 등이 포함됐다.

◇‘불평등의 대가’(조지프 스티글리츠, 열린책들, 2013년)=조지프 스티글리츠는 불평등이 사회에 해로운 이유는 윤리적으로 올바르지 않기 때문이 아니라 비효율적이라고 지적한다. 부유층은 상위 1% 이익이 나머지 99%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관념을 심어 주기 위해 자신들이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해 중산층과 빈민층을 설득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오늘날 불평등이 얼마나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 그리고 이런 불평등을 초래한 방식이 어떻게 경제 성장을 저해하고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
는지를 명료하게 보여 준다.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대런 애쓰모글루·제임스 로빈슨, 시공사, 2012년)=한 나라 빈부를 결정하는 데는 경제제도가 핵심적인 역할을 하지만, 그 나라가 어떤 경제제도를 갖는지를 결정하는 것은 정치와 정치제도라고 진단한다. 정치 및 경제제도의 상호작용이 한 나라 빈부를 결정한다는 얘기한다.

이 책에서는 오늘날 북한이 남한 평균 생활 수준의 10분의 1에 불과한 이유도 제도에서 찾았다. 남한은 포용적인 경제제도를 도입하면서 경제활동이 왕성해지고 생산성이 높아진 반면, 북한은 일부 개인이나 집단이 이익을 챙기는 착취적 제도를 가졌다는 것. 이러한 제도는 착취할만한 부를 창출해야 하는데, 그 성격상 창조적 파괴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기술적 진보 역시 제한적인 수준에 그치면서 경제활동을 자극할 만한 인센티브(유인)를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들은 오늘날 국가가 경제적으로 실패
하는 이유가 바로 이 ‘착취적 제도’ 때문이라고 말한다. 반면 포용적 정치제도는 포용적 경제제도를 뒷받침해주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고 보고 있다. 포용적 경제제도가 마련되면 소득이 더 공평하게 분배되고 힘을 얻는 사회계층이 한층 더 넓어지며 정치면에서도 더 공평한 경쟁의 장이 펼쳐지게 된다고 주장한다.

◇‘목민심서’(정약용, 창비, 2005년)=올해는 조선 실학자 정약용이 ‘목민심서’를 발간한 지 200주년이 되는 해다. 강진 귤동 유배지에서 쓴 다산 정약용의 대표적인 저작으로 지방행적 지침서라고도 할 수 있다. 저서에서 정약용은 자신을 바르게 하는 법, 공적인 일을 수행하는 법, 백성을 사랑하는 법에 대해 말하며 “공인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은 그 첫째가 청렴이요, 둘째가 공정이며, 셋째는 직무에의 성실, 마지막으로는 애민”이라고 했다. 백성을 중심에 두고 정치제도 개혁과 지방행정 개선을 도모한 다산의 혜안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빛난다. 특히 당대 실상과 관행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병폐의 원인을 찾고 치유책을 고민하는 데 있어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