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 상반기 서울시 심의…전 가구 97%가 중소형
16일 용산구청에 따르면 한남2구역 주택재개발조합은 한남2구역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제출해 현재 주민 공람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남뉴타운은 용산구 한남동 일대 약 111만㎡를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으며 이중 3구역은 지난 10월 건축심의를 통과했고 2·4·5구역은 재정비촉진계획안을 새롭게 마련하고 있는 과정이다. 재정비촉진계획안은 가구 수, 층수, 용적률, 건폐율, 동(棟) 배치 등 재개발 사업이 밑그림에 해당한다.
이번 재정비촉진계획안은 서울시에서 공공건축가가 파견돼 새롭게 마련한 것이란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서울시의 감독 아래 만들어진 재정비촉진계획안인 만큼 이후 심의 통과도 수월할 전망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내달 시의회 심의를 거쳐 내년 상반기 서울시에 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조합이 서울시의 가이드라인을 충실히 이행한 만큼 서울시 역시 전향적으로 인가를 해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남2구역은 보광동 265번지 일대 16만 2321㎡ 규모의 지역으로 북쪽으로는 이태원역 상권, 서쪽으로는 앤틱가구거리를 포함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변경된 계획안에서는 서울시의 가이드라인대로 이태원관광특구 3만 4438㎡가 빠졌다. 이에 따라 전체 건립 가구 수도 1926가구에서 1628가구(임대 256가구)로 감소하게 된다.
전용면적별 가구 수는 △40㎡ 미만 120가구(임대) △40~50㎡ 102가구(임대) △50~60㎡ 728가구(임대 34가구) △60~85㎡ 634가구 △85㎡ 이상 44가구로 전 가구의 97%가 중소형 면적으로 구성됐다.
앤틱가구거리는 가로변 상가를 건축한 뒤 현 상가 소유자에게 분양해 이태원상권 특색을 유지한다. 공공건축가는 가로변 상가 내 공터 내 야외공연장 등을 설치해 이 일대를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는 복합문화상권으로 조상하자는 아이디어도 냈다.
보광초등학교는 재개발조합이 원하는 대로 한남뉴타운 중심지로 이전해 신설하기로 했다. 낡은 학교 시설을 재건축하고 한남뉴타운 여러 지역의 주민들이 수월하게 접근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보광초가 신축되고 한남3구역 쪽에 초등학교가 하나 더 신설되면서 한남뉴타운의 약점으로 꼽히던 학군 부족 문제도 일부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한남·보광동 일대 초등학생 중 보광초 쪽으로 배정받지 못한 학생들은 반포대교를 건너 반포초등학교로 통학하고 있다. 천주교 이태원성당은 기존 자리에 존치된다.
◇ 3.3㎡에 1억 2000만원…중국에서도 매입 문의
당초 조합은 이번 변경안에서 제척된 이태원관광특구 지역을 종상향해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을 넣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계획 변경안에서는 한남2구역은 완전히 아파트 주거단지로 변모하게 된다. 보광동 C중개업소 관계자는 “보광초 맞은편에 오피스텔을 지어서 분양하겠다는 것이 조합의 이전 계획이었다”며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은 전 가구가 아파트로 구성된 만큼 오히려 사업성 측면에서는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한남동 Y중개업소 관계자는 “대지지분이 10~15㎡ 정도인 작은 물건은 매물이 나오는 대로 바로 팔리고 10억원 이상 큰 규모의 물건도 문의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현지 공인중개사무소에 따르면 현재 한남2구역 소형주택 지분은 3.3㎡당 1억~1억 2000만원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8·2대책 이전 최고가와 비교하면 거래 빈도는 줄어들었지만 굳이 대출을 받지 않아도 되는 현금 부자들로부터는 여전히 유망투자처다. 투자자 중에는 중국 등 외국에서 전화 한 통화로 매입을 결정하는 이들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남2구역에 이어 한남 4·5구역도 서울시 가이드라인에 맞춰 공공건축가의 자문을 받아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마련 중이다. 용산구 관계자는 “현재 조합과의 조율이 마무리되면서 4·5구역도 이르면 연내 공람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