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한 지 20개월이 지난 요즘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97㎡형은 매매 시세는 8억 3000만원으로 일 년 새 1억원 올랐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트리지움 전용 84.95㎡형이 지난 일년 동안 3500만원(8억 9000만→9억 2500만원)에 오른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운 상승률이다. 이로써 두 단지의 매매가 격차도 일년 전 1억 6000만원에서 9500만원으로 확 줄었다.
서울 강북과 강남지역 집값 격차가 빠른 속도로 좁혀지고 있다.
이데일리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10년 전인 2006년 3월부터 올해 3월 초까지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과 나머지 21개 자치구의 아파트 매매가를 비교한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6년 3.3㎡당 1599만원(강남권 2879만원, 21개 자치구 1280만원)까지 벌어졌던 강남·강북 집값 차이가 이달 초 1172만원(강남권 2599만원, 21개 자치구 1427만원)으로 10년 새 26.7%(427만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전만 해도 강남의 절반 수준에도 못미쳐던 강북 집값이 이제는 강남의 5분 3 수준까지 좁혀진 것이다. 강북지역을 중심으로 뉴타운·재개발사업이 활발히 이뤄진 데다 시장 침체기였던 2009~2013년 분양에 나섰다가 고배를 마셨던 강북의 전용 85㎡ 이하 중소형 아파트값이 전세난을 틈타 가파르게 상승한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마포구와 성동구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거대 상업·업무지역인 종로·광화문에 가려졌던 마포구는 도심권 주거 재정비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강북 아파트시장의 신흥 강자로 등극했다. 마포구의 아파트값은 2006년 3.3㎡당 1156만원에서 이달 현재 1774만원으로 10년 새 36%(638만원) 뛰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의 아파트값 상승폭(490만원)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강남 이동이 쉽고 한강 조망권을 갖춘 성동구도 3.3㎡당 평균 4000만원을 웃도는 갤러리아 포레(성수동1가) 등 랜드마크 단지의 영향으로 부촌 지도를 다시 쓰고 있다.
반면 강남지역은 지난해 주택 경기 호황으로 가격 반등에 성공했지만 강북지역보다는 상승 속도가 더딘 편이다. 개포동 G공인 관계자는 “주택 수요자들 사이에서 강남 아파트값은 워낙 비싸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추가 가격 상승에 대한 저항 심리가 워낙 강해 강남권 집값이 부동산 활황기였던 2006년 시세를 아직 회복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강북지역에 생활 인프라가 속속 갖춰지면서 주요 수요층도 두터워지고 있다”며 “광역급행철도(GTX)사업 등 교통 개선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어 향후 강남과 강북 집값 격차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