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형수 기자] 검찰이 박성철(75) 신원 그룹 회장을 거액의 세금을 내지 않고 개인회생 과정에서 법원을 속인 혐의로 구속했다.
14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김도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박 회장이 전날 오전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지 않자 검찰의 수사기록과 박 회장 측 의견서 등을 검토한 뒤 검찰이 청구한 영장을 발부했다.
김 부장판사는 “수집된 증거자료에 의해 소명되는 범죄 혐의의 내용과 성격,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춰 구속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앞서 박 회장은 지난 8일 검찰 소환조사 과정에서 “자숙하겠다”며 구속 전 피의자심문 불출석 의사를 밝혔다.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9일에도 변호인을 통해 같은 취지의 의견서를 법원에 냈다.
박 회장은 그룹 지주회사 격인 ㈜신원의 워크아웃 이후 경영권을 되찾는 과정에서 가족 명의로 주식거래를 하고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종합·양도소득세와 증여세를 합쳐 30여억원가량을 내지 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 회장은 1999년 ㈜신원이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지분을 모두 포기했다. 2003년 워크아웃 졸업 이후 부인 송모씨가 최대주주로 있는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신원 지분을 샀다. 광고대행업체인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는 신원 지분 28.38%를 보유하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박 회장이 티엔엠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신원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잡고 검찰에 고발했다.
박 회장은 2008년 개인파산과 2011년 개인회생 절차를 각각 밟았다. 당시 법원에 재산이 없는 것으로 신고해 개인 빚 250여억원을 탕감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