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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벽보안·환경정화에 암치료까지..인류를 이롭게 하는 빛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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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현 기자I 2015.02.11 04:30:19

유네스코, 올해 '빛의 해' 선포.."빛으로 인류문제 해결한다"
광섬유 보안시스템·광촉매 이용 물 공기 정화 '상용화'..암·신경질환 치료도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햇빛이 미국 콜로라도 주에 설치된 태양전지들과 주변 해바라기들에 내리 쬐이고 있다. 라이트비욘드더벌브(Light Beyond the Bulb) 제공.
고인류인 베이징원인(北京原人)은 50만년 전 불을 발견해 빛을 이용하기 시작했다. 빛은 이후로 오랜기간 양초와 기름램프, 백열등, 형광등 등 어둠을 밝히는 조명으로 주로 쓰였다.

빛의 유용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입자냐 파동이냐를 따지는 빛의 성질은 기초과학 특히 물리학의 발전을 가져온 근원적인 원동력이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물질인 빛은 오늘날 인터넷 등 정보통신기술(ICT) 사회를 가능케 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무엇보다 식물이 태양 빛을 이용한 광합성을 하지 못하면 지구상 생물들은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얻을 수 없다.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유네스코·UNESCO)는 2015년을 ‘세계 빛의 해’(IYL)로 선포했다. 유네스코는 전세계에 광학과 광기술의 중요성을 알리고 빛을 통한 인류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빛은 조명과 통신 등 전통적인 영역 외에 인체 치료와 환경 정화, 물리보안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인류는 20세기 ‘전자공학의 시대’에서 21세기 ‘빛의 시대’로 넘어왔다.

빛으로 외부침입 감시·환경도 정화

빛은 외부의 물리적 힘이나 압력 등에 의해 경로가 불과 수십 nm(1nm = 10억분의 1m)만 변해도 신호가 발생한다. 그만큼 민감하다.

광섬유 센서 보안시스템 모식도.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제공
이러한 민감함을 이용해 초고속 통신에 쓰이는 ‘광섬유’를 침입자 탐지 및 감시를 위한 센서로 활용할 수 있다. 광섬유는 수백 m에서 수km 길이로 만들 수 있어 군부대 전방철책이나 정보보안센터·원자력발전소·공항 활주로 등의 울타리에 적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단순히 침입탐지 기능에 더해 침입위치까지 파악하는 기술도 개발돼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광섬유 보안시스템 전문가인 권일범 한국표준과학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광섬유 센서는 전자기파 간섭을 받지 않는 게 기존 보안시스템에 비해 장점이다”며 “장거리를 탐지하는 것도 광센서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광촉매(빛을 쪼이면 반응해 특정반응의 속도에 영향을 끼치는 물질)는 별도의 화학물질 없이 오직 태양만을 이용해 물과 공기의 유해 유기물 등을 분해할 수 있다.

현재 가장 보편화된 광촉매는 이산화티타늄(TiO2)이다. 이 물질은 빛을 받으면 악취물질 바이러스와 박테리아 등을 분해해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주한 기초과학지원연구원 박사팀과 이영석 충남대 정밀응용화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TiO2가 기존의 자외선 영역만이 아닌 가시광선 영역과도 쉽게 반응토록 해 촉매효과를 크게 끌어올린 연구성과를 발표했다.

암세포 사멸·신경질환 치료..최첨단 의료기술

빛의 높은 에너지는 외부에서 암세포를 사멸시킬 수 있다. ‘광열치료’로 불리는 이 기법은 암세포가 정상세포보다 열에 약한 점을 이용, 체외에서 고출력의 근적외선 레이저를 쪼여 암세포를 태워 죽인다.

국내 연구진들은 레이저를 받으면 열을 내는 금 나노입자가 정상세포를 제외한 암세포에만 달라붙도록 하는 기술을 개발, 임상시험을 추진하고 있다. 광열치료가 암세포만 골라 죽이도록 효율성을 더욱 높이면 수년 내 유방암과 피부암 등을 수술이나 항암제 없이 치료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보인다 .

빛(근적외선 레이저)을 이용한 암세포 사멸기법 모식도.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융합학문인 ‘광유전학’ 기술은 아직은 연구수준에 불과하지만 만약 상용화하면 알츠하이머병과 간질 등 신경질환의 치료에 획기적 전환점을 가져올 수 있다.

이 기술은 빛을 쬐면 전기를 생산해내는 녹조류 단백질(채널로돕신)을 통해 뇌의 신경세포(뉴런)를 자극, 정교하게 조작할 수 있다.

광유전학은 여전히 미지의 영역인 인간의 뇌를 연구할 수 있는 유망한 수단이며 또한 뇌 세포를 원격으로 직접 제어할 수 있도록 한다. 국내에서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와 기초과학연구원(IBS) 등에서 연구하고 있다.

LED로 조명·통신을 한 번에..“광학연구 지원 필요”

광통신의 경우 발광다이오드(LED) 가시광선을 조명은 물론 신호전달 수단으로도 이용해 근거리 통신을 하는 이른바 ‘라이파이’(Li-Fi) 개발이 한창이다. 국내에선 ‘가시광무선통신’이라 한다.

이 무선통신은 주변의 LED 조명을 마치 기지국처럼 이용하며 가시광선을 쓴다. 때문에 주파수 대역(380THz~750THz)이 기존 전자파 대역에 비해 1만배 이상 넓어 기존 와이파이(Wi-Fi)보다 최대 100배 빠르다.

다만 빛의 진행방향에 장애물이 있으면 통신이 중단되고 원거리 통신에는 한계가 있는 단점도 있다. 프랑스에선 지하철 역에 라이파이를 설치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광산업 전문기관인 ‘포토닉스21’은 전세계 광학산업 규모가 지난 2011년 3500억유로(약 434조원)에서 2020년 6150억유로(약 764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광산업 분야는 디스플레이와 태양전지, IT, 의료, 국방 및 보안, 물질 측정 등 다양하다.

강태규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책임연구원(LED통신 연구실장)은 “빛은 우리 삶에 정말 다양하게 쓰인다”며 “(광학에 대한) 기초연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발광다이오드(LED) 기반 가시광무선통신 사례. 한국광전자학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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