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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한증 환자… '여름이 싫다'

이순용 기자I 2014.08.16 06:16:39

보톡스를 이용한 ‘땀주사’가 다한증 치료에 도움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땀 분비는 체온 조절을 위해 꼭 필요한 인체 대사 과정이다. 만일 땀을 흘리지 못하면 체온이 상승해 일사병이 생길 수 있고 더 심하면 고체온증으로 사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땀도 지나치게 많이 분비되면 일상생활이 불편해지는데 이를 다한증(多汗症)이라고 한다.

다한증은 자율 신경계의 이상으로 과도하게 땀을 많이 흘리는 증상이다. 특정 부위에서 5분 동안 100㎎ 이상의 땀이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건강한 성인의 1% 정도가 다한증 환자로 알려져 있고 기온 상승, 감정 변화 등에 영향을 받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악화된다.

환자 대부분은 남녀교제나 회사생활 등 대인접촉이 한창 활발한 20~30대 젊은이여서 심각한 대인기피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도 다한증으로 고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한증 환자의 23~53%는 가족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임이석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땀이 흐르는 부위에 따라 손·발바닥 다한증, 겨드랑이 다한증, 얼굴 다한증 등으로 나뉘며 땀이 흘러 필기구를 잡을 수 없을 정도고 얼굴에 땀이 많이 나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고 말했다.

조금만 걸어도 양말이 젖고 무좀이 발생할 수도 있다. 양쪽 겨드랑이 부분의 옷이 흥건하게 젖어 곤란을 겪는 것은 물론 액취증(암내)을 악화시켜 겨드랑이 냄새나 발 냄새를 동반하는 경우도 많아 좁은 실내에서 불쾌감을 조성하거나 대인관계에 장애요인이 될 수 있다.

다한증은 특별한 원인질환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갑상선, 당뇨, 척추신경 이상에 의한 경우도 있고 스트레스와 과음, 신경과민일 경우에도 땀이 많이 날 수 있다. 잠을 잘 때 식은땀을 많이 흘리면 결핵을, 땀을 흘린 뒤 속옷이 누렇게 변하면 간 질환이 의심된다.

특히 당뇨병 환자가 땀을 너무 많이 흘리면 혈당이 급격히 올라 의식을 잃을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반면 아이들이 땀을 많이 흘리는 것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대사량이 성인보다 많아 몸에서 발생하는 열이 많기 때문이다.

다한증을 진단할 때는 땀 분비량 측정법이 사용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당사자가 느끼는 불편함이 진단과 치료에 더 중요한 기준이 된다. 심한 경우 대인기피증까지 겪을 수 있어 땀 때문에 업무나 대인관계 등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면 치료 대상이 되는 것이다.

다한증을 치료하는 방법으로는 수술적 요법인 ‘교감신경 절제술’과 약물치료가 가장 많이 쓰였다. 하지만 ‘교감신경 절제술’은 ‘보상성 다한증’이 생기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고 바르는 약과 먹는 약 역시 피부 자극 및 각종 부작용의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

때문에 최근엔 부작용이 거의 없고 흉터가 남지 않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보톡스를 이용한 ‘땀주사’가 다한증 치료로 각광받고 있다. 이 시술은 땀이 많이 나는 부위에 보톡스를 주입해 땀샘에 분포된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억제, 땀 분비를 차단하는 것이다.

보톡스는 주로 근육에 주사해 주름을 개선시키거나 근육형 사각턱을 개선하는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지만 진피층에 주사할 경우 땀 분비를 억제하는 작용도 뛰어나다. 기타 다한증 치료법과 비교해 시술방법이 간단하고 부작용도 없지만 치료 효과는 놀라울 정도다.

‘보톡스 치료를 통해 다한증 환자의 땀 분비량이 85%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주로 얼굴, 겨드랑이, 손발바닥 등 국소다한증 치료에 사용된다. 시술시간은 10~15분 정도이며 1~2주가 지나면 땀이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고 효과는 약 6개월 정도다.

액취증을 동반하는 다한증의 경우 피부 손상 없이 에크린선과 냄새나는 아포크린선을 동시에 파괴해서 증상을 개선시키는 ‘고바야시’ 시술이 효과적이다. 40-50분 정도 소요되는 비교적 간단한 치료로 시술 후에는 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며 간단한 샤워도 가능하다.

임이석 원장은 “땀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 일상생활에서도 건강하게 땀을 흘리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면서 “여름철 건강하게 땀을 흘리려면 통풍과 땀 흡수가 잘되며 젖어도 색의 변화가 없는 면 소재 흰색 옷을 입고 하루 2ℓ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운동은 하루 1시간 이내로 하는 게 좋으며 운동 후에는 수시로 물을 마셔 땀으로 빠져나간 수분 균형을 맞춰준다. 또 깨끗이 씻고 확실히 건조시킨다. 땀은 흐를 때마다 닦아주며 알코올 및 커피, 홍차, 콜라 같은 카페인 함유 음료는 피하는 게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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