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서영지 기자] 저비용항공사(LCC)의 약진이 무시무시하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40% 이상을 장악했다. 국제 노선도 공격적으로 늘리며 단거리 노선에서 대형 항공사를 위협하고 있다.
국토해양부가 올초 지난해 LCC 이용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LCC를 이용한 전체 승객수는 총 1306만명으로 전년보다 24.1% 증가했다. LCC의 국내·국제선 시장 점유율은 전년보다 2.3%포인트 오른 18.8%로 집계됐다.
국내 시장에서 LCC의 점유율이 특히 돋보였다. LCC는 지난해 947만명을 수송하며 43.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국제선은 전년보다 95.6% 증가한 359만명을 수송했다.
이처럼 LCC의 성장세가 가파른 것은 LCC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인식이 바뀌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LCC 운항 초창기에는 안정성에 대한 의심이 많았으나 LCC를 접해본 탑승객이 늘면서 안전에 대한 의심이 많이 없어졌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또 항공기가 몇 대 없어 운항편수가 적은 점도 기존에 불편함으로 꼽혔지만 각 LCC가 항공기 대수를 늘리면서 이용하기가 편리해졌다. 김포~제주 노선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가 하루에 20회를 운항한다. 제주항공은 이에 못지않은 15편을 운항하는 등 LCC의 운항횟수가 대형항공사에 크게 뒤처지지 않는다.
소비자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격이다. LCC는 대형항공사의 공시운임보다 최소 20% 이상이 저렴하다. 빨리 예약할수록 90%에 가까운 할인율을 적용받을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을 내세워 무섭게 성장하고 있는 LCC는 공격적인 목표를 세우고 노선 확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주항공은 올해 매출액 목표를 지난해 잠정실적(3400억원)보다 약 40% 성장한 4800억원으로 잡았다. 영업이익은 역대 최고인 17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가파른 성장이 예상되는 중국 노선 확대에 주력하고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에도 2~3개 도시에 정기노선 개설을 준비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이를 위해 상·하반기 각각 1대씩 항공기를 도입한다. 제주항공은 올해 국내선과 국제선을 합해 495만여명 수송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모두 382만9000여명을 수송했다.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는 지난해 매출액 2475억원, 영업이익 145억원, 당기순이익 98억원을 기록해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보다 각각 45%, 110%, 203% 증가한 규모다. 진에어는 지난해 도입한 나비포인트제도 등 고객 친화적 제도를 확대하고 신규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인 에어부산은 지난해 2208억원의 매출액과 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에어부산은 지난해 8월 누적 결손을 모두 없애고 34억원의 이익잉여금을 달성하기도 했다.
LCC의 성장은 앞으로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서 이미 LCC가 항공시장의 주축을 이루는 만큼 머지않아 아시아에서도 단거리 노선은 LCC가 주축을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다.
조현민 진에어 전무는 “앞으로 10년 안에는 아시아에서도 LCC가 단거리 노선을 장악할 것으로 보고 준비 중”이라며 “단거리 비행은 조금 덜 편해도 소비자가 비용을 줄이는 쪽을 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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