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는 체신부 시절부터 정보통신부, 방송통신위원회로 바뀔 때까지 규제기관과 한 건물에 있다는 사실로 갖은 오해를 받았다. 주변 시세보다 싼 임대료를 받는다는 의혹부터 건물과 주차장, 운동시설 등을 공유하는 탓에 민간기업과 공무원의 부적절한 만남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류근찬, 김태환 의원 지적..건물 못찾아 30년 한집 살이
2007년 당시 류근찬 의원(자유선진)은 유영환 정보통신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지금 한 패거리로 공무원(정통부)이 민간사업자(KT)와 같은 운동장에서 같은 가운을 입고 운동을 하는데 빨리 조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통부 공무원들과 KT 직원들이 동호회를 만들어 친목을 다지니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였다. 방통위 직원 20여 명과 KT 직원 100여 명은 ‘방통위·KT 검도회’로 활동하기도 했다.
KT가 광화문 사옥을 정통부에 빌려주면서 임대료를 턱없이 낮게 받아왔다는 지적도 있었다. 같은 해 김태환 의원(한나라)은 “정통부는 통신센터빌딩 11층 4525㎡를 10여 년 전 전세금 39억 4700만 원에 빌려 지금껏 사용하고 있는데, 빌딩을 관리하는 KT자산운용센터의 임대기준표를 보면 KT는 전세금으로 82억 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KT는 “1998년 계약 당시에는 적정한 금액이었고, 그 이후 건물이 낡아 전세금을 못 올렸다”고 억울함을 해명했지만,통신시장 규제 정책을 펴는 정통부를 배려한 게 아니냐는 의혹은 여전했다.
◇경쟁사 반발도..미래부·방통위 과천 행으로 새 관계 기대
경쟁사 반발도 있었다. KT 광화문 사옥 13층에 있는 기자들의 휴게실에선 KT스카이라이프의 위성방송과 KT IPTV는 볼 수 있지만, SK브로드밴드(033630) 것은 볼 수 없다. KT 건물이라 경쟁사 통신 회선은 들어오기 어려운 것이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정부는 2009년 방통위 출범 당시 별도 건물을 얻어 나가려 했지만 실패했다. 500명에 달하는 방통위 직원들이 갈 장소를 찾기 쉽지 않았고,정부가 보유한 3개 층 소유지분에 대한 매각도 복잡했기 때문이다.KT와정부의 불편한 동거는 1995년부터 1998년까지 잠시 정통부가 광화문 근처 세안빌딩으로 이사했을 때를 빼고는 유지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 미래부와 방통위가 과천시에 둥지를 틀게 됨에 따라, 방통위가 사용했던 KT 광화문 사옥 11층과 지하 3층은 KT가 쓴다. 기획재정부 소유인 12,13,14층은 용도가 정해지지 않았다.
이번 조치로 미래부와 방통위, 그리고 KT가 불필요한 오해를 넘어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 나갈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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