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출구전략 우려에 혼조..다우 0.05%↓

피용익 기자I 2011.04.06 06:11:58

3월 FOMC 의사록 통해 통화정책 이견 확인
中 금리 인상과 포르투갈 등급 강등도 부담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5일(현지시간) 거래를 보합권 혼조세로 마감했다. 인수합병(M&A) 호재에도 불구,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며 주요 지수의 방향이 엇갈렸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6.13포인트(0.05%) 하락한 1만2393.90을,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00포인트(0.07%) 상승한 2791.19를,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0.24포인트(0.02%) 내린 1332.63을 각각 기록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글로벌 성장세 둔화 우려를 반영하며 혼조세로 출발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108달러를 계속 상회하는 등 고유가 상태가 지속됨에 따라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투자가 둔화될 것으로 우려됐다.

또 중국이 올 들어 두번째 금리 인상을 단행한 점도 글로벌 성장세 둔화 우려를 높였다. 중국 인민은행은 6일부터 금융권 예금 및 대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이날 발표했다.

아울러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포르투갈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A3`에서 `Baa1`로 한 단계 강등한 점도 주식시장에 부담을 줬다.

장 초반 발표된 공급관리자협회(ISM) 3월 비제조업 지수는 57.3을 기록, 예상 밖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나며 주식시장에 호재가 되지 못했다.

전일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의 내셔널세미컨덕터 인수 발표로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기술주가 강세를 보이며 주요 지수는 한 때 오름세로 반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연방준비제도(Fed)가 공개한 3월 연방공개시장위윈회(FOMC) 의사록을 통해 연준 내부에서 출구전략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자 주가는 다시 혼조세로 돌아섰다.

◇ 에너지주 강세..주택건설주 약세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16개 종목이 하락했다. 보잉과 제너럴일렉트릭(GE)이 각각 1% 가까이 하락하며 주가 하락을 주도했다. 반면 알코아와 인텔은 상승했다.

S&P500의 주요 업종 중에서는 원자재주와 에너지주가 오름세를 보인 반면 헬스케어주와 산업주는 약세를 나타냈다.

유가 고공행진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에너지주는 증권사들의 투자의견 상향에 힘입어 일제히 상승했다. 엑슨모빌은 0.65%, 셰브론은 1.02%, 코노코필립스는 0.80% 각각 올랐다.

반면 주택건설주는 KB홈의 적자 확대 소식에 내림세를 기록했다. KB홈은 4.18%, DR호튼은 1.75%, 비저홈즈는 2.59% 각각 빠졌다.

이밖에 주요 종목 가운데서는 사우스웨스트에어라인즈가 항공기 결함 발견 여파에 2.09% 하락했고, 해당 항공기를 제조한 보잉은 0.97% 내렸다.

◇ 반도체주, M&A 호재에 강세

반도체주가 일제히 오르며 기술주 상승을 견인했다. 내셔널세미컨덕터 인수를 발표한 TI는 1.70% 올랐고, 내셔널세미컨덕터는 71.00% 뛰었다.

반도체 업계에서 소형 업체에 대한 M&A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에 ON세미컨덕터, 마이크렐, 넷로직 등이 1~7%대 올랐다.

반도체 대장주인 인텔은 캐너코드제뉴이티의 목표주가 하향 소식에도 불구하고 1.13% 상승했다.

반도체주의 강세로 기술주가 대체로 상승한 가운데 애플은 0.67% 하락했다. 나스닥 OMG 그룹이 나스닥100 지수에서 애플의 가중치를 오는 5월2일부터 20.49%에서 12.33%로 낮추기로 결정한 여파다.

다른 M&A 관련주 중에서는 다이아몬드푸드가 프록터앤갬블(P&G)의 프링글스 사업부문을 인수한다는 발표에 6.71% 올랐다. 또 인스파이어파머슈티컬즈는 머크에 피인수된다는 소식에 24.87% 치솟았다.

◇ 서비스업 경기 예상밖 둔화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지난달 예상 밖으로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ISM은 3월 비제조업 지수가 57.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수가 50을 상회하면 경기가 확장세에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는 전월에 기록한 5년 최고치인 59.7에서 하락한 것으로, 시장의 예상치도 하회했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는 전월과 거의 변동이 없는 59.5였다.

ISM 비제조업 지수는 지난 2007년 12월까지 5년 동안 평균 56.1을 나타낸 바 있다. 지난 2009년 6월 경제 회복세가 시작된 이후로는 2월까지 평균 52.9를 기록했다.

◇ 3월 FOMC서 출구전략 이견 팽팽

연준이 공개한 3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오는 6월 국채 매입 프로그램이 종료된 이후의 통화정책에 대해 위원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위원들은 연내 출구전략 시행 가능성을 언급한 반면, 다른 위원들은 올해 이후에도 현행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소수의 위원들은 강한 경제 회복세와 높은 물가 상승률, 그리고 기대 인플레이션 상승을 고려해 연준이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다수 위원들은 2차 양적완화 정책을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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