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지영한 특파원] 뉴욕증시의 S&P 500 지수가 20일(현지시간) 전고점인 1130선을 상향 돌파하며, 최근 4개월 래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존 프라빈 푸르덴셜 인터내셔널 인베스트먼츠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에서 좋은 뉴스들이 나오면서 유럽발 악재를 상쇄했다"며 이날 상승 배경을 설명했다.
실제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아일랜드와 포르투갈 국채와 재정이 양호한 독일 국채 간 스프레드는 사상 최대 폭으로 확대됐지만, 악재로서의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오히려 아일랜드 증시가 지난 주말 낙폭 과대 인식으로 반등한데다, 무디스와 피치가 각각 영국과 독일의 최고 신용등급을 유지하겠다고 밝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완화됐다.
이런 가운데 미국의 전미경제연구소(NBER)가 국내총생산(GDP)과 고용, 개인소득 등 경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007년 12월에 시작된 미국의 리세션이 작년 6월 종료됐다고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프라빈 스트래티지스트는 "미국 경제지표가 안정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고, 아울러 많은 현금을 보유한 기업들의 인수·합병(M&A) 소식도 (증시에는) 긍정적인 뉴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투자자들은 (유럽국가들의) 디폴트 사태와 더블딥 리세션이 없을 것임을 좀 더 확신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터 잰코프스키 오크부룩 인베스트먼트 공동 투자책임자는 "유럽의 상황은 여전히 걱정스럽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향후) 유럽지역에 영향을 미치는 어떠한 사안도 뉴욕증시 투자자들의 심리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오늘 패트릭 호노한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는 은행 시스템 지원 비용(재정지출)이 견딜만한 수준이라면서도, 아일랜드가 재정적자를 보다 신속하게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3분기 어닝 시즌이 몇 주 앞둔 가운데 카드사인 디스커버 파이낸셜과 주택업체인 레나가 3분기 실적전망을 상향 조정한 점도 오늘 뉴욕증시에 호재로 작용했다.
벨 에어 인베트스먼트의 게리 플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이런 종류의 뉴스는 3분기 실적이 예상치에 부합하거나 더 좋으리라는 확신을 강화시킨다"고 밝혔다. 아울러 한달 전에는 더블 딥 우려감이 주가에 반영됐지만, 지금은 경제가 그렇게까지 나쁘지 않으리라는 예측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션 크라우스 시티즌 트러스트 최고투자책임자는 "미국 경제가 리세션 보다는 그럭저럭 회복세를 이어가리라는 징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게리 플램과 비슷한 견해를 피력했다. 크라우스는 이어 "시장에 워낙 부정적인 뉴스들이 많이 쌓였기 때문에, 긍정적인 어떠한 뉴스도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