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낙폭을 줄이고 보합권에서 등락하고 있다.
낮 12시1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0.79포인트(0.01%) 소폭 오른 8025.7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4.37포인트(0.26%) 상승한 1683.78을,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0.38포인트(0.04%) 소폭 떨어진 857.13을 각각 나타내고 있다.
뉴욕증시는 개장초 약세를 보였다. 돼지 인플루엔자가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감과 씨티그룹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증자 우려감이 악재로서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4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의외로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되자 투자심리가 살아나며서 뉴욕증시가 장중 반등을 시도하고 있다.
◇ 4월 소비자 신뢰지수 예상밖으로 `큰 폭 반등`
미국의 민간경제연구기관인 컨퍼런스보드가 발표한 4월 소비자 신뢰지수가 전월 26.9(수정치)에서 39.2로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수는 지난 2월 25.3을 바닥으로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4월 지수는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간으로 12.3포인트나 상승한 것은 지난 32년간 조사가 이루어진 이래 4번째로 큰 폭이다. 4월 지수는 시장의 전망치도 상회했다. 블룸버그통신과 마켓워치가 각각 집계한 시장의 전망치는 각각 29.7과 30.5였다.
조사 결과 지금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는 현재지수(Present Situation Index)는 전월 21.9에서 23.7로 상승했다. 특히 향후 6개월동안의 경제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지수(ExpectationsIndex)는 49.5로 치솟았다. 이는 작년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4월 소비자 신뢰지수의 상승 배경은 현재의 경제상황 보다는 향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더욱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스탠더드 앤 푸어스(S&P)가 미국의 주요 20개 대도시의 주택가격을 집계해 발표한 S&P케이스쉴러(S&P/Case-Shille)의 2월 주택가격지수는 전년비 18.6% 감소했다.
그러나 감소폭은 전월(19%)과 시장의 전망치(18.7%)를 하회했다. 특히 집값 하락세는 전월까지 15개월 연속으로 전년비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2월엔 사상 최대폭 하락행진이 멈춰섰다. 지수는 1988년 이후 통계를 집계하고 있다.
◇ BoA·씨티그룹, 증자 우려감으로 약세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 증자 우려감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BoA 주가는 5% 떨어졌고, 씨티그룹의 주가도 6%대의 하락률을 나타내고 있다. 자본 건전성 평가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씨티그룹이 수십억달러의 자본조달을 요구받았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별 은행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는 5월4일 발표될 예정이었다. 미 연준은 지난주 금요일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에 대한 개요를 설명하면서 일부 은행의 경우 상당한 정도로 자본금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연준은 당시 은행 이름은 구체적으론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WSJ이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문제 은행이 BoA와 씨티그룹임을 밝혔다. 해당 은행들은 테스트 결과에 반박하고 있지만 투자심리 악화를 되돌지 못하고 있다.
◇ 주택관련주 강세..US 스틸은 실적악재로 급락
2월 주택가격지수가 큰 폭 떨어졌지만 낙폭이 주춤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에선 관련종목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주택건설업체인 비저홈즈가 4% 올랐고, 호브내니언도 8%대의 강세를 기록하고 있다.
다우 구성 종목이자 세계 최대 컴퓨터 서비스 업체인 IBM은 배당을 10% 늘리고 자사주를 30억달러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이같은 소식으로 주가는 1.5%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반면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US 스틸은 이날 부진한 실적재료로 7%가 넘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US 스틸의 1분기 손실은 애널리스트 전망치보다 두배나 많았다. 회사측이 배당을 삭감하기로 결정한 점도 악재가 됐다.
◇ 돼지 인플루엔자 우려 지속..관련종목은 낙폭과대로 반등
돼지 인플루엔자가 경기회복을 가로막을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여전히 투자심리를 압박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돼지 인프루엔자의 경보수준을 전체 6단계중 4단계까지 올렸다. 사람 사이에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다만, 하루전 급락했던 여행관련주들은 반발매수세가 들어오며 장중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항공사인 사우스웨스트가 6% 상승했고, 컨티넨탈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의 모회사인 AMR 등의 주가도 3~5%대의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날 10% 넘게 떨어졌던 스타우드호텔도 보합세를 기록하고 있고, 하루전 14% 가까이 폭락했던 크루즈업체인 카니발 크루즈 라인즈도 4%대의 반등세를 나타내고 있다.
◇ GM 20% 폭등 부담으로 차익매물
전날 20%나 급등했던 제너럴 모터스(GM)는 차익매물이 출회돼 장중 8% 가량 하락했다. GM은 오는 6월1일 자구노력 데드라인을 앞두고 전날 강도높은 구조조정 계획을 제출한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GM은 채권단에 대해 270억달러의 부채를 출자로 전화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부채전환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어 GM이 주가노력 데드라인까지 부채협상을 타결지을지 관심이 모아질 전망이다.
오는 목요일 자구노력 데드라인이 임박한 크라이슬러의 경우엔 미 재무부와 크라이슬러 채권단이 69억달러의 부채를 20억달러로 탕감하는 협상에 합의해 파산보호를 면할 것 같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