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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막판 약세 마감..`여전한 신용우려`

김기성 기자I 2007.08.14 05:35:53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13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지키지 못했다. 장막판 하락 반전하면서 약보합세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 주식시장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유동성 확대 조치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 우려감을 진정시킨 덕택에 줄곧 상승세를 탔다.

골드만삭스가 부실펀드에 30억달러의 자금을 투입하는데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제3자의 투자가 부실 헤지펀드의 향방이 어둡지만은 않다는 신호를 보내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용경색 확산에 대한 여전한 우려감은 어쩔 수 없었다. 장후반 경계 매물이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주요 지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한때 100포인트 가까이 상승했던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236.53으로 전거래일대비 3.01포인트(0.02%) 밀렸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65포인트(0.10%) 떨어진 2542.24로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1452.92로 전거래일대비 0.72포인트(0.05%) 내렸다.

한편 미국 국채수익률은 오전장 상승세를 타기도 했으나 결국 하락 마감했다.(가격 상승) 뉴욕 주식시장의 상승폭이 오후장들어 줄어들고 연준의 긴급 자금 투입 규모가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치에 못미치면서 신용위기 완화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위축된 때문이다. 이로 인해 국채 매수세가 오후장 들어 몰렸다.

국제 유가는 연준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잇따른 긴급 자금 투입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경기 둔화를 막아 에너지 수요를 늘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4거래일만에 처음으로 상승 마감했다. 멕시코만으로 북상중인 열대성 저기압도 일조했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9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거래일대비 배럴당 22센트 오른 71.69달러로 마쳤다.

◇골드만삭스, 씨티, 호브나니안, 엑크레디티드 `하락`..블랙스톤, 시어즈 `상승`

골드만삭스(GS)는 부실 펀드에 투자자와 함께 30억달러를 투입했다는 소식에 상승세를 타기도 했으나 결국 1.9% 하락했다.

부실의 당사자인 골드만삭스는 20억달러를 투입한다. 나머지 10억달러는 C.V스타를 운영중인 모리스 그린버그 전 AIG 회장을 비롯해 억만장자 엘리 브로드 등이 공동으로 투자키로 했다.

컴퓨터에 의존해 매매를 결정하는 `퀀트` 펀드인 `글로벌 에쿼티 오퍼튜니티즈 펀드`의 가치는 지난달 50억달러를 웃돌았지만 현재는 36억달러로 급감한 상태다.

세계 최대 은행인 씨티그룹(C)은 최근 몇주동안 신용부문에서 7억달러 이상의 손실을 기록했다는 보도에 1.0% 떨어졌다.

주택 건설업체인 호브나니안 엔터프라이즈(HOV)는 회계년도 3분기의 주택건설이 31% 급감했다는 소식 등의 영향으로 1.5% 하락했다.

모기지업체인 엑크레디티드 홈 렌더즈(LEND)는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인수에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34% 급락했다.

반면 미국의 2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BX)은 실적 호전 소식에 1.7% 올랐다.

블랙스톤의 2분기 순이익은 7억744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2억2410억 달러의 세배를 넘어섰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전년동기의 3억2500만달러의 세배인 9억7500만달러를 기록했다.

유통업체인 시어즈 홀딩스(SHLD)는 2분기 실적 부진 경고에도 불구하고 15억달러 규모의 추가적인 자사주 매입에 나선다는 발표에 힘입어 5.6% 상승했다.

◇연준·ECB, 사흘째 긴급자금 투입..`규모는 축소`

연준과 유럽중앙은행(ECB)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발 신용경색 확산 우려감을 차단하기 위해 사흘 연속 긴급자금을 단기 금융시장에 투입했다.

그러나 자금 투입 규모는 비교적 크게 줄었다. 금융시장의 신용경색 우려감이 진정되고 있는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블룸버그통신, 마켓워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준은 20억달러 가량의 유동성을 하루짜리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의 형태로 금융시장에 공급했다.

연준은 지난 9일과 10일 각각 190억달러와 380억달러 규모의 강도높은 시장개입에 나선 바 있다. 이에 비하면 규모는 급감한 수준이다.

한편 ECB도 이날 477억유로(650억달러)의 자금을 금융시장에 풀었다. 그러나 신용위기가 진정 기미를 보임에 따라 지원 규모는 지난 10일의 610억5000만유로 보다 감소했다.

ECB는 "단기 금융시장의 여건들이 정상화돼 가고 있고, 총유동성 공급도 여유가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자금 투입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4.16%로 출발했던 유럽지역의 콜금리는 ECB의 기준 금리 목표인 4%에 근접한 4.03%로 떨어졌다. 콜금리는 지난 9일 신용경색 확산 공포로 6년여만의 최대인 4.62%까지 치솟았었다.

씨티그룹 글로벌 마켓의 애널리스트인 호세 루이스 알졸라는 "상황이 점차 정상화돼 가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려감은 급속히 가라앉기 보다는 서서히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지난주 후반 이틀동안 연준, ECB, 일본은행, 호주은행, 캐나다은행 등 주요국 중앙은행들은 신용경색 확산을 막기 위해 총 2900억달러를 금융시장에 투입한 바 있다.

◇7월 소매판매-6월 기업재고 `예상 부합`

7월 소매판매가 완만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소매판매(계절조정)는 자동차와 휘발유를 제외한 고른 부문의 증가세에 힘입어 전월대비 0.3% 늘어났다.

이는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0.4%를 소폭 밑돈 것이지만 블룸버그통신의 0.2% 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6월 기업재고 증가율도 0.4% 증가하면서 월가 예상치와 일치했다.

그러나 기업 판매는 지난 1월 이후 가장 저조한 0.3%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기업 판매 대비 재고 비율은 1.27을 기록, 1년 최저치였던 전월의 1.26에서 소폭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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