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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수기 무색…AA부터 BBB급까지 회사채 시장 분주

박미경 기자I 2024.07.14 08:00:00

[회사채프리뷰]
NPL 전문투자사 대신F&I…700억 공모채 조달
은행발 NPL 물량 확대…실탄 확보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 규모만 65조원

[이데일리 마켓in 박미경 기자] 신용도 AA급부터 BBB급 기업까지 회사채 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통상 7월은 발행 시장 비수기로 꼽히나, 회사채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크레딧 스프레드가 낮아지는 등 기업들의 자금 조달 여건이 개선되면서다.

대신금융그룹 본사. (사진=연합뉴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이번주(15일~19일) 대신에프앤아이(A), 신한투자증권(AA), 동원시스템즈(014820)(A+), 포스코퓨처엠(003670)(AA-), E1(017940)(A+), AJ네트웍스(095570)(BBB+), 신세계푸드(031440)(A+), 롯데건설(A+) 등이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어 풀무원(017810)은 신종자본증권(BBB+) 발행에 나선다.

오는 15일 가장 먼저 수요예측을 앞둔 곳은 부실채권(NPL) 전문투자사인 대신에프앤아이(대신F&I)다. 올해에만 두번째 회사채 발행이다.

대신F&I는 총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 중이다. 1.5년물 300억원, 2년물 300억원, 3년물 100억원 규모로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발행 계획도 세워뒀다. 공모 희망 금리 수준은 개별 민간채권평가사(민평) 평가금리 대비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30bp를 가산한 이자율을 제시했다.

발행일은 오는 24일을 목표로 한다. 주관사단은 KB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등이다.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전액 만기 도래를 앞둔 단기사채 차환용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최근 NPL 기업들의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자산관리, 키움F&I, 하나F&I가 공모 회사채를 찍었으며, 우리F&I는 12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의했다. 은행발 NPL 물량 확대가 이뤄지자 미리 실탄 확보에 나서는 모습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3년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잔액은 12조5000억원으로 2022년 말(10조1000억원)보다 2조원 이상 늘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매입한 오피스의 입지, 임대차 현황을 고려할 때 리스크 수준은 높지 않다”면서도 “해외 상업용 오피스 위험 노출액(익스포저)가 약 2600억원 존재하는데 건당 투자 규모가 상당한 점, 고금리 환경 속 해외 상업용 오피스 자산 가치하락 등이 나타나는 등 높은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롯데건설도 지난 2월에 이어 또다시 공모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1.5년물과 2년물로 총 1500억원 규모의 발행을 추진 중이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000억원까지 증액할 예정이다.

수요예측일과 공모 희망 금리 밴드 수준은 고정금리로 주관사단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황 악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 등으로 인한 기관투자자들의 건설채 기피 현상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최근 DL이앤씨(AA-)가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이례적인 흥행에 성공해 채권시장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롯데건설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은 ‘A+’지만, 등급전망에는 ‘부정적’ 꼬리표가 달려있다. 등급 하향 조정 가능성이 높다는 걸 의미한다. 올해 3월 말 기준 롯데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5조3533억원으로, 지난 2022년 말 대비 1조4533억원이 감소했다. 다만 자본완충력 대비 여전히 과도하다는 지적이다.

권준성 NICE(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의 PF 우발채무가 3조2016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전체의 약 73.5%”라며 “분양경기가 저하된 현 상황에서 사업의 불확실성이 확대됨에 따라 높은 우발채무 현실화 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풀무원은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선다. 30년 만기 2년 후 콜옵션(조기상환권)을 조건으로 총 700억원 규모로 발행 계획을 세웠다. 따로 증액 발행 계획은 없다.

주관사는 NH투자증권이며, 공모 희망 금리로는 6.7%~6.9%의 고정금리를 제시했다.

풀무원은 부채비율을 높이지 않고 자금 조달을 위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택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동시에 지닌 하이브리드채권이다. 채권임에도 통상 만기가 30년 이상인 장기물이기 때문에 재무제표상 자본으로 분류된다.

이 외에도 △신한투자증권(2년물 500억원·3년물 1500억원) △포스코퓨처엠(3년물 2000억원·5년물 1000억원) △동원시스템즈(2년물 300억원·3년물 400억원) △E1(2년물 500억원·3년물 800억원) △AJ네트웍스(2년물 300억원·3년물 100억원) △신세계푸드(2년물 200억원·3년물 300억원) 등이다.

통상 7~8월은 휴가철을 앞두고 회사채 시장 비수기로 여겨진다. 다만 크레디트물에 우호적인 수급 요인으로 기업들 자금 조달 규모가 커진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회사채 발행액은 65조2704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5940억원)보다 7.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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