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8일 오후 서울 강서 NC백화점 킴스클럽. ‘애슐리 델리’ 코너를 찾은 60대 황 모씨 부부는 ‘텍사스 윙’과 ‘칠리 소떡소떡’, ‘단호박 견과샐러드’를 장바구니에 담았다. 가격은 각 3990원. 황씨의 아내는 “배달음식은 너무 비싼데 여기 음식은 괜찮은 가격에 맛도 좋다”며 “장을 보러 나오면 3~4개씩 사간다”고 말했다.
이랜드리테일이 킴스클럽 강서점에 가장 먼저 선보인 애슐리 델리가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테스트베드’인 이곳에서 확실한 성공을 거둔 애슐리 델리는 최근 킴스클럽 부천점에 문을 연 데 이어 7월 말엔 서울 강남에도 상륙한다. 소비자로선 치솟는 물가에도 가성비 좋은 식사와 디저트를 누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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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애슐리 매장에서 제품을 공수해오는 건 아니다. 킴스클럽 매장 내에 셰프들이 상주하며 당일 판매할 제품을 조리해 신선도를 유지한다.
킴스클럼 강서점에선 하루 평균 3000여개의 델리가 팔린다. 지난 3월말 문을 연 후 3개월 동안 20만개 이상 팔려 매출은 8억원을 넘어섰다. 덕분에 이 점포의 전체 델리 매출도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배나 급증했다.
실제로 강서점에 가보니 델리 코너를 찾는 단골들이 적지 않았다. 50대 주부인 이모씨는 “새우볶음밥이 맛있어서 남편이랑 나는 끼니로 한 개씩 먹고, 아들은 2개 먹는다”며 “여러 개 먹어보고 식구들 입맛에 맞는 음식 위주로 다시 사가고 있다”고 했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평일 점심이면 주변 직장인들이 런치플레이션(점심값 지출 증가)을 피해 이곳에서 식사류를 구매해간다”며 “아이들 간식을 사러 오는 분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킴스클럽 부천점의 애슐리 델리도 지난 26일 문을 연 지 이틀 만에 8000개 이상 팔렸다. 이러한 인기는 1인 가구가 늘면서 간편식·소포장 상품의 선호도가 높아진 데다 고물가로 식비 부담이 커진 영향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애슐리 델리의 모든 메뉴를 3990원이란 합리적 가격으로 선보일 수 있는 건 이랜드그룹 계열사들의 역량을 한 데 모았기 때문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이랜드팜앤푸드’를 통해 저렴한 가격에 식자재를 조달한다”며 “애슐리퀸즈의 메뉴를 가져와 메뉴개발비도 따로 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강서점을 테스트 베드로 정한 데에는 지역적 특수성이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매장 인근은 발산역의 오피스 단지와 주거단지가 복합된 상권으로 직장인을 포함해 20~70대까지 고객층이 고르게 분포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펴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여서다.
성공을 확인한 이랜드리테일은 부천점에 이어 7월 말엔 킴스클럽 강남점에서도 애슐리 델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서울 어느 곳보다 물가가 비싼 동네지만 제품 가격은 똑같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셰프들이 매장 안에서 직접 모든 메뉴를 요리할 수 있게 교육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단은 서울, 수도권지역부터 확산하지만 향후 주변상권·환경을 고려해 더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