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더윅 스튜디오: 감성을 빚다'' 전
대표 디자인 작품 30점 소개
"창조 위해서는 ''머리, 가슴, 손'' 중요"
9월 6일까지 문화역서울284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건축은 제도와 규율 속에서 어떻게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만들어낼지 생각해 내는게 중요해요. ‘누군가 하지 않은게 무엇일까’를 늘 생각했고 그것이 헤더윅 스튜디오 창작의 시작이었죠.”
헤더윅 스튜디오는 미국 뉴욕 맨하튼 서쪽에 공공 시설물을 디자인해 달라고 요청받았다. 그들은 방문객들이 단순히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사용하고 만지는 등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만한 구조물을 만들기로 했다. 인도 라자스탄의 계단식 우물에서 영감을 받아 약 2500개의 계단, 154개의 층계 등으로 구성된 16층 높이의 건물을 만들었다. 관람객들은 새롭게 조성된 광장 위에서 계단을 올라가 허드슨강과 맨하튼을 가로지르는 전망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맨하튼의 관광명소가 된 벌집 모양 건축물 ‘베슬’은 그렇게 탄생했다.
| 토마스 헤더윅(사진=숨프로젝트). |
|
영국의 유명 디자이너 겸 건축가인 토머스 헤더윅(53)이 이끄는 헤더윅 스튜디오의 대표작을 볼 수 있는 전시가 서울에서 열린다. 오는 9월 6일까지 서울 중구 문화역서울284에서 볼수 있는 ‘헤더윅 스튜디오: 감성을 빚다’ 전이다. 1994년 창설돼 내년이면 30주년을 맞이하는 헤더윅 스튜디오의 디자인 작품 30점을 소개한다. 상하이 복합 개발 프로젝트인 ‘1000트리즈’, 일본 도쿄의 ‘아자부다이 힐스’, 자율주행 공기정화 자동차 모델 ‘에어로’ 등을 모형과 테스트 샘플, 건축모형, 현장 사진으로 전시해 놓았다.
전시를 위해 한국을 찾은 헤더윅은 “무언가를 창조하기 위해서는 ‘머리, 가슴, 손’이 정말 중요하다”며 “어느 순간 사람들이 건물을 볼 때 감정을 잊고 지내는 것 같다는 생각에서 이번 전시는 ‘감성’에 초점을 맞췄다”고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 헤더윅 프로젝트의 ‘노들섬 소리풍경’(사진=숨프로젝트). |
|
헤더윅 스튜디오의 프로젝트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건축에 대한 철학과 접근방식에 있다. 헤더윅 스튜디오는 자연의 아름다움과 기하학적인 형태, 재료의 특성을 존중하며 환경과의 조화를 강조한다. 204개의 꽃잎으로 디자인된 런던 올림픽 성화대가 이러한 가치관을 잘 보여준다. 런던 ‘루트마스터 버스’의 경우 오래된 디자인으로 휠체어나 유모차 탑승이 어려웠다. 헤더윅 스튜디오는 이를 편한 동선과 배출 가스까지 낮춘 친환경 이층 버스로 탈바꿈시켰다. 19세기 석탄 창고를 역동적인 건축물로 재탄생시킨 ‘콜 드롭스 야드’ 등도 만나볼 수 있다.
한국과 관련한 프로젝트들도 소개된다. 강원도에서 진행 중인 미술관 ‘더 코어’와 헤더윅이 공모에 참여한 한강 노들섬 재개발 프로젝트 ‘사운드 스케이프’다. 헤더윅은 “디자인적인 요소보다는 사람들이 어떻게 이 장소를 쓸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며 “노들섬 주변에 음악과 관련한 다양한 기관이 있기 때문에 음악 콘텐츠를 중심으로 아이디어를 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의 장소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옛 서울역사라는 점도 그의 마음에 들었다. 헤더윅은 “앞으로의 건축은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둬야 한다”며 “이미 100년이 넘은 공간에서 새로운 건축적 제안을 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했다.
전시를 기획한 이지윤 큐레이터는 “헤더윅이 어떻게 자기 작품을 건축적으로, 디자인적으로 면밀하게 발전시켰는지 볼 수 있는 전시”라며 “창의적인 건축가의 프로젝트를 보며 우리 삶의 공간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 ‘헤더윅 스튜디오: 감성을 빚다’ 전시 전경(사진=숨프로젝트). |
|
| 헤더윅 스튜디오의 ‘영국 파빌리온, 상하이 엑스포’(사진=연합뉴스). |
|
| 헤더윅 스튜디오의 ‘하이난 아트 센터’(사진=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