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0~2600 전망 우세…1분기 저점 통과 우세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3개 주요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 전망치 예상 밴드 평균은 2073.07~2627.69로 집계됐다. 절반에 가까운 6개 증권사가 코스피 하단으로는 2000을 꼽았다. 2000 아래로 지수가 내려갈 것이라고 보는 증권사는 없었다. 하단을 가장 높게 잡은 곳은 유진투자증권으로 2300을 예상했다.
다만 상단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4곳이 상단으로 2600을 제시했다. 상단을 가장 낮게 잡은 곳은 SK증권으로 2450을 예상했다. 가장 높게 잡은 곳은 IBK투자증권으로 2800이었다.
증권사 대부분은 내년 코스피가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봤다. 국내 증시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요인 중 하나인 연준의 긴축이 내년 초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 증권사는 코스피가 1분기 바닥을 찍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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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역시 “내년 1분기 중 코스피는 저점을 통과할 것”이라면서 “2분기부터는 통화정책 완화로 인한 금리·달러 안정, 글로벌 경기와 반도체 업황·실적 턴어라운드 가시화, 경기회복 국면 진입 등으로 상승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수출 기업이 코스피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만큼 특히 정보기술(IT) 대형기업 주가 흐름을 눈여겨 봐야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IT 대형기업들의 주가는 국내 수출 증가율에 3개월 정도 선행한다”면서 “올해 4분기 반도체 주가의 바닥 다지기 가능성이 높다면, 국내 수출 증가율은 내년 1분기 중 점진적으로 개선 시도가 가능하다”고 전했다.
◇ 기업 이익 전망 우울…박스권 움직일 듯
기업 이익에 대한 전망은 내년도 우울하다. 이는 내년 코스피 상승에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익이 뒷받침 되지 않은 주가수익비율(PER) 위주 반등세는 오래 지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노 연구원은 “코스피 이익 추정치는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하락하는 흐름”이라면서 “코스피 추세적 반등은 주당순이익(EPS) 하락 궤적을 고려하면 지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리츠증권은 국내 상장사 연간 순이익이 지난해 191조원에서 올해 166조원, 내년에는 이보다 더 줄어든 164조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코스피가 저점을 벗어나더라도 박스권에 머무를 것이라고 보는 의견도 상당하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올해보다 10% 감소를 예상한다”면서 “주식시장은 추세적인 반등보다 박스권 등락에 가까운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도 “내년 코스피 순이익 증가율은 11월 기준 마이너스(-)1.5%”라면서 “연준 기준금리 인상과 낮은 이익증가율로 인해 코스피는 박스권 흐름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다소 신중한 전망을 내놓은 다른 증권사와는 다르게 내년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을 가장 높게 제시한 IBK투자증권은 내년 증시 전망에 대해 긍정적으로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IBK투자증권은 내년 강세장을 전망하면서 시장에 대한 관점(view)도 ‘부정적(negative)’에서 ‘긍정적(positive)’로 변경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경기는 심각한 침체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고 실적도 악화되는데다 패닉 혹은 위기 상황도 전개될 수 있는 엄중한 국면이지만 이미 이런 우려를 주식시장 등은 상당 부분 선반영했다”면서 “내년 초까지는 우려가 잔존하며 주식시장의 바닥 다지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지만 3월부터는 본격 강세장이 시작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