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해외 패션 브랜드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사업을 했다면 최근에는 대중에게 익숙한 스포츠, 다큐멘터리 및 뉴스 채널, 필름 브랜드 등 이종(異種)업계의 브랜드를 도입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심지어 ‘예일’과 같은 미국 명문 사립대도 패션 브랜드로 활용하는 등 이종 브랜드의 패션화가 트렌드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단순히 판권계약을 체결한 브랜드를 활용한 의류 제작·판매에 그치지 않고 모자, 양말 등 패션 액세서리뿐만 아니라 여행용 캐리어 등으로 관련 상품군을 확장하고 있다. 도입한 브랜드의 성격과 연관된 상품군을 개발해 경영실적 개선 및 브랜드 인지도 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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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 외에도 ‘피파’(FIFA·국제축구연맹) 브랜드 라이선스를 활용하는 코웰패션(033290), ‘엔프엘’(NFL·미식프로축구)·‘내셔널지오그래픽’을 전개하는 더네이쳐홀딩스(298540)의 약진도 두드러진다.
이들 3사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5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섬유·패션기업 73개 상장사의 영업이익 평균 증가율(2%)을 압도하는 수치다. 3사의 같은 기간 매출액 증가율도 65%로 전체 신장률(26%)보다 높다.
이들 기업이 최근 패션시장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것은 주요 소비층인 MZ세대의 소비패턴 변화를 파악하고 그들의 수요를 충족시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패션업계 한 관계자는 “MLB, NBA 등은 MZ세대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라며 “전통적인 의류 브랜드가 아닌 새로운 브랜드에 흥미를 느끼는 MZ세대의 소비심리를 정확히 파악한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또 오프라인 매장이 아닌 온라인 판매를 중심으로 사업을 벌여 소비자의 니즈 변화에 즉각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재고부담을 덜 수 있었던 점도 높은 수익성을 가능케 했다.
최철용 홍익대 섬유미술·패션디자인학과 교수는 “친숙하고 익숙한 브랜드 이름이 라이선스 사업을 전개하기 쉽게 할 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 방식의 마케팅에도 유리하다”며 “한국은 역사적으로 재가공해서 부가가치를 내는 산업이 발전했다. 소위 K라이선스 사업이 성공을 거두는 것도 그 일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