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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새 광고 개선지표 발표에…"정치적 악용 우려"

장병호 기자I 2021.12.02 05:32:00

효과성·신뢰성 반영한 ''기본·핵심지표'' 마련
열독률 조사·독자위원회 설치 등 논란 예고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정부가 1일 발표한 새로운 정부 광고 집행 지표에 대해 일각에서 불공정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날 언론의 효과성과 신뢰성을 주요 기준으로 삼은 정부 광고 개선지표를 발표했는데 정량 평가가 아닌 정성 평가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가 광고 지표를 자의적으로 해석해 언론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1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정부 광도 제도 개편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문체부)
새 지표는 언론의 효과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하는 ‘핵심지표’와 각 언론사의 정상 발행·제세 납부·직원의 4대 보험 가입·완납 여부 등을 담은 ‘기본 지표’로 구성했다. ‘핵심지표’ 중 언론의 효과성은 열독률(인쇄매체)·이용률(인터넷매체)·시청률(방송)을, 신뢰성은 언론중재위원회 시정 건수, 매체 자율 심의기구 참여 여부, 편집·독자위원회 설치 여부 등을 기준으로 삼았다.

이번 정부 광고 개선지표는 연간 1조원 규모에 달하는 정부 광고의 합리적인 집행을 명분으로 내세웠다. 지난 7월 한국ABC협회 부수공사의 정책적 활용을 중단하기로 결정하면서 관련단체로부터 의견을 수렴한 후 새롭게 마련했다.

황근 선문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성 평가를 기준으로 삼을 경우 그 해석이 자의적이 될 가능성이 크고, 이 경우 정치적으로 악용될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존 ABC부수공사를 대신하기 위해 지표로 삼은 열독률에 대한 공정성 문제를 제기했다. 현재 한국언론진흥재단(이하 언론재단)에서 일반인 5만여 명을 대상으로 열독률을 조사하고 있으며 그 결과는 12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황 교수는 “열독률 조사는 말 그대로 ‘조사’일 뿐”이라며 “광고 집행의 중요한 기준은 시장점유율이 돼야 하는데 열독률과 직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언론재단에서 독점적으로 하는 것 또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편집·독자위원회 설치 여부’도 논란이 예상된다. 언론사 입장에서는 편집위원회와 독자위원회의 설치를 강제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황희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브리핑을 통해 “편집·독자위원회는 언론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높이기 위해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와 같은 언론의 사회적 책임은 정책 광고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기 때문에 언론 의견을 수렴해 지표에 포함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번 정부 광고 개선지표를 내년부터 인쇄 매체에 먼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인터넷매체, 방송 등은 2023년부터 적용한다. 황 장관은 “새로 정한 정부의 광고 개선지표에 따라 광고주와 광고 내용, 게재일 등 정부 광고 집행 내역 또한 내년부터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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