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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의 제약국부론]코로나 2년, 딜레마에 빠진 K바이오

류성 기자I 2021.11.21 08:00:49

코로나 대유행 2년, 국내업계 성적표는 기대이하
셀트리온, 코로나 치료제 개발성공 유일한 성과
SK바사, 코로나 백신 임상2상 성공적 결과, 백신주권 가능성 높여
국내 기업들 후발주자로서 진퇴양난 상황
글로벌 제약사들 시장선점으로 시장개척 어려워
정부,백신 및 코로나 임상2상 성공시 파격지원...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해 시험을 하는 모습. SK바이오사이언스 제공
[이데일리 류성 제약·바이오 전문기자] 오는 12월이면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가 지구상에 모습을 드러낸지 2년이 꽉찬다. 코로나 대유행 초기부터 글로벌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경쟁적으로 나선 결과 이제는 다양한 창(치료제)과 방패(백신)를 갖추게 됐다. 덕분에 코로나 감염자가 하루 수천명씩 발생하지만, 초기 코로나에 대해 갖고 있던 막연한 불안감과 두려움은 상당 부분 누그러졌다.

코로나 치료제, 백신 개발에 성공한 글로벌 제약사들은 다수 있지만 화이자의 활약은 압권이다.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최근 효과가 탁월한 경구용 코로나 치료제까지 선보이면서 세계 제약업계의 절대강자로 입지를 확고히 했다. 명실상부한 ‘게임 체인저’의 모습이다.

화이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지난해 3월 코로나19를 팬데믹(세계적 전염병 대유행)으로 규정한지 불과 6일만에 남들보다 앞서 전격 백신개발에 뛰어들었다. 화이자는 이 백신개발 작업을 ‘프로젝트 빛의 속도(Project Light Speed)’로 명명하고 독일 바이오벤처 바이오앤텍과 함께 전사적 역량을 집중, 단 9개월만인 지난해 12월 코로나 백신을 세상에 내놓았다. 화이자가 달성한 백신개발 기간 9개월은 지금까지 인류가 백신 개발에 들인 최단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1960년대 볼거리 백신에 소요된 4년이 최단 기록이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뒤늦게 지난해 중반부터 대거 코로나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속속 나섰으나 아직 성과는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형국이다. 그나마 셀트리온이 유일하게 코로나 치료제 개발에 성공, 국내 제약업계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셀트리온(068270)이 개발한 코로나 치료제는 항체 치료제로는 세계 3번째다. 여기에 SK바이오사이언스(302440)가 코로나 백신 임상2상에서 성공적 결과를 확보, 국내 최초 코로나 백신개발의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빠르면 내년 상반기 백신 상용화가 점쳐진다.

이들 외에도 10여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개발에 전력 매진하고 있지만 상황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무엇보다 후발주자로서 뒤늦게 상용화에 성공하더라도 이미 개발을 이뤄낸 다수 글로벌 제약사들로 인해 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이미 일부 국내 업체들은 개발 포기를 선언했고, 상당수 업체들도 진퇴양난의 처지다.

확고한 코로나 백신과 치료제 주권을 확보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조건이 된지 오래다. 특히 앞으로 빈발할 전염병에 대비, 이번 기회에 충분한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역량을 길러내야 한다. 남의 백신이나 치료제를 위탁생산하는 ‘백신허브’라는 유명무실한 타이틀에 만족해서는 국민의 생명과 안위는 언제든 위협받는다.

백신 및 코로나 주권확보를 위해 지금은 정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비록 시장성이 없더라도 백신, 치료제 개발을 끝까지 완주하는 기업에게는 충분한 보상이 중간단계에서 선행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임상2상을 성공적으로 끝낸 SK바이오사이언스에게 정부는 약속대로 ‘파격적인 선구매’를 조속하게 실천, 다른 기업들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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