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기술25]"화합물반도체까지 파고든 나노기술, 자율차 시대 주도"

강민구 기자I 2021.10.08 04:10:38

[나노기술③]신찬수 한국나노기술원 본부장
실리콘반도체 한계 극복 화합물반도체 주목
군용 기술서 민간으로..휴대폰 통신증폭기 등 활용
신 본부장 "소자 이루는 소재 개발 투자로 대비해야"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나노기술이 화합물 반도체 소재와 소자에 쓰이기 시작했습니다. 시장 형성 초기 단계에 있지만, 자율주행차·인공지능 시대가 다가오면서 빠르게 우리 삶 속을 파고들 것입니다.”

신찬수 한국나노기술원 소자기술개발본부장은 나노기술이 발전하면서 화합물반도체 소자와 이를 이루는 소재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화합물반도체를 강조한 이유는 5G, 6G로 이어지는 네트워크 기술과 자율주행차 속 통신기술 등에서 잠재력이 크기 때문입니다.

신찬수 한국나노기술원 소자기술개발본부장.(사진=한국나노기술원)


화합물 반도체는 갈륨, 비소, 질화갈륨 같은 두 종류 이상의 원소화합물로 이뤄지는 반도체를 뜻합니다. 다양한 조성을 통해 초고속 트랜지스터를 구현할 수 있고, 우주나 양자 컴퓨팅에서 통신을 증폭하는데에도 쓸 수 있습니다.

기존에 메모리 반도체 등에 활발하게 쓰여 우리에게 익숙한 실리콘 반도체보다 10배 이상 전자 흐름을 빠르게 만들 수 있고, 전압이 높아도 버틸 수 있는 내구성도 갖출 수 있게 합니다. 센서처리나 발광 효율도 우수해 그동안 군용 레이더 핵심부품로 주목받았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바로 가격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TSMC 같은 기업들이 실리콘반도체 분야에 뛰어들어 소품종 대량생산으로 가격 절감을 이뤄낸 반면, 화합물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을 하고 있어 큰 시장이나 대표할 만한 적용 분야가 없어 가격이 비쌌습니다. 그래서 가격보다는 성능이 중요한 군용으로만 역할이 한정됐습니다.

이러한 화합물반도체는 최근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등이 주목받고, 나노기술이 발전하면서 다시 통신용, 전력용으로 뜨고 있습니다.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가격도 실리콘 반도체 대형 기판을 활용해서 해결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 생활 속에서도 일부 찾아볼 수 있습니다. 휴대폰 속 신호 증폭기, 마이크로 LED. 휴대폰·컴퓨터 충전기 등에 주로 쓰입니다. 아직 만들 수 있는 기판 크기가 실리콘 반도체 대비 절반 수준이고, 가격도 최대 100배 정도 차이가 있지만, 미래기술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신 본부장에따르면 화합물 반도체 시장은 시장 주도자가 없습니다. 화합물 반도체는 대기업 보다 중소·중견기업들이 대부분입니다.

외국에서는 미국 크리(Cree), 유럽 인피니온 테크놀로지스(Infineon Technologies) 회사가 눈에 띄며 국내에서는 알에프에이씨아이씨. 시지트로닉스, 큐에스아이, 웨이비스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여 SK실트론 이 전력반도체 기업을 인수하고 관련 투자도 확대하고 있습니다.

신 본부장은 앞으로 변화하는 시장을 주도하려면 화합물반도체 소자의 근간을 이루는 원천 소재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내 기업들도 관련 사업에 나서고 있지만, 핵심 소재들은 미국 기업에서 사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군용에서 민수용으로 전환되고 있기 때문에 수출 규제 적용으로 최신 제품을 받기도 어렵고, 비싼 가격을 내야하기 때문에 국산화가 시급하다는 겁니다.

신 본부장은 “20~30년 동안 연구개발에 집중해온 미국과 달리 국내는 10여 년 정도로 화합물 반도체 개발 역사가 짧다”면서 “전력 반도체, 통신 반도체 측면서 활용성이 높아 소재 원천기술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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