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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이데일리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공시를 집계한 결과 올해 2분기 기준 상장사 유상증자 공시 건수는 48건으로 전년 동기 27건 대비 77.7% 증가했다. 유증 규모 기준으로는 총 7766억5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6298억원 대비 23.3% 늘었다.
집계 과정에서 상장하지 않은 종속회사의 유상증자 공시는 제외했으며 지난해 약 4000여억원의 기업은행(024110) 유상증자는 발행대상자가 대한민국 정부여서 계산에 포함하지 않았다.
전환사채 발행의 경우 올해 2분기 기준 상장사 공시 건수는 106건으로 전년 동기 77건 대비 37.6% 증가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1조8253억원으로 같은 기간 9972억원 대비 83% 증가했다.
코스닥 상장사의 전환사채 발행 규모가 급증한 가운데 이수앱지스(086890)와 바이오솔루션(086820)이 각각 800억원을 발행하며 코스닥 상장사 중 최대 규모 자금을 조달했다.
이수앱지스는 자금 조달 용처에 대해 개발 중인 바이오 혁신신약 개발 자금에 400억원, 바이오 혁신신약 추가 발굴·개발 자금에 400억원을 쓸 예정이라고 밝혔다. 바이오솔루션의 경우 사업확장을 위한 시설확충과 타법인 주식 인수 그리고 영업 양수도 등에 활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금리 인상 예고에도 시장 유동성은 ‘여전’…“오는 9월까지 자금 조달 수요 지속될 수도”
전문가들은 이같은 자금 조달 집중의 주된 배경으로 최근 금융당국의 금리 인상 예고와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꼽았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가 오르면 기업 자금 조달 비용이 그만큼 증가하는 만큼 최근 그에 따른 수요가 몰린 것으로 보인다”며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와 최근 증시가 다시 호황을 보인 점, 코로나 회복 이후 기존에 풀렸던 자금이 회수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다 보니 기업 자금 조달 활동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 11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적절한 시점에 금리를 인상하겠다”는 발언을 통해 금리 인상을 암시하더니 이어 지난 24일에는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히며 구체적인 기한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에서도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점도표상 인상 예상시기가 앞당겨졌다. 3월 회의에서는 2023년까지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달 회의에서 2023년 중 두차례 인상을 예고한 것이다.
이같은 금리인상 우려에도 당장 자금조달하기에 증시 분위기는 좋다. 이날 코스피(유가증권)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30% 오른 3296.68에, 코스닥 지수는 0.73% 오른 1029.96에 거래를 마쳤다. 각 지수는 올해 2분기에 7.68%, 7.72% 상승했다.
유동성도 여전히 풍부하다. 코스피 시장 거래대금은 지난 24일 기준 한 달 반만에 21조원을 돌파했고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도 29일 기준 67조8770억원으로 기업공개 요인을 제외하면 사상 최대 수준이다.
신용융자잔고는 역대 최대치 랠리를 달리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는 3거래일 연속 증가하며 전 거래일보다 603억원 증가한 23조8494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빠르면 오는 10월 금리인상이 전망되는 만큼 기업들의 자금 조달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3분기 중 추경 논의와 소비진작 파급효과 등을 살펴볼 필요가 있지만 백신접종률 70% 역시 9월 중 달성이 가능한 점을 감안하면 첫 인상 시점은 10월, 추가 인상 시점은 내년 1월로 시나리오를 제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3분기에 기준금리가 동결되고 오는 4분기 금리인상이 될 경우 국고 3년물 금리가 현재 수준보다 빠질 것이기 때문에 매크로면에서 보면 금리가 낮을 때 자금을 조달하려는 수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