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전기·SDI·SDS 등 79만→259만명…3.3배↑
삼성電, 작년 1분기만 부천 인구 맞먹는 80만명 늘어
정책 입김 쎄졌지만 보유비율은 1% 안팎 증가에 그쳐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난해 3월 코스피지수가 1400선까지 급락하며 촉발된 ‘동학개미운동’으로 국내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005930)와
삼성SDI(006400)·
삼성전기(009150)·
삼성SDS(018260) 등 삼성그룹 전자 계열사 4곳의 소액주주 수가 대구광역시 인구보다 많은 약 26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9년 말과 비교해 3배 이상 늘어난 수치로 우리 증시로 유입된 동학개미의 규모가 실제 숫자로 입증된 것이다. 국민주인 삼성전자가 무려 215만명이었고 국내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종목의 한축을 담당한 삼성SDI가 20만명, 적층세라믹콘덴서·카메라 모듈 등으로 유명한 삼성전기가 15만명, 삼성의 대표 IT기업인 삼성SDS가 9만명 등 전자 계열사 3곳도 44만명에 달했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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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삼성전자·삼성SDI·삼성전기·삼성SDS 등의 2020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020년 말 기준 소액주주수는 215만3969명으로 전년(56만8313명) 대비 158만5656명(279.0%) 늘었다. 이어 같은기간 삼성SDI는 7만 5580명에서 20만1566명(166.7%), 삼성전기는 10만4438명에서 14만5756명(39.6%), 삼성SDS는 4만3229명에서 8만8905명(105.7%) 등으로 각각 증가했다. 이들 삼성전자 및 계열사 등 4개사의 소액주주만 총 259만196명으로 전년(79만1560명) 대비 179만8636명(227.2%)나 급증한 것이다. 이는 삼성그룹이 태동한 지역인 대구광역시 인구(241만3191명·올 2월 기준)를 넘어서는 규모다.
삼성전자의 소액주주 증가 추세를 지난해 분기별로 살펴보면 코로나19 국내 첫 확진자가 나온 1월부터 코스피지수가 1400대로 추락했던 3월까지 1분기에 136만 4972명으로 전분기(56만 8313명) 대비 79만 6659명이 늘었다. 불과 석 달 새 경기 부천시 인구(81만 6087명)와 맞먹는 규모의 개인투자자가 유입, 소액주주 수가 두 배 이상 급증한 것이다. 이 시기 삼성전자 주가는 2019년 말 5만5800원에서 그해 3월 19일 4만2950원(장중 최저점)으로 23.0% 급락했지만, 1997년 IMF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경험한 증시의 ‘V’자 반등과 개인투자자들의 단기적인 고수익 추구 성향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이후 2분기에는 주가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며 소액주주도 8만9401명 증가에 그쳤지만, 하반기엔 주가가 53.4%(5만2800원→8만1000원)나 급등하며 주주도 3분기 30만250명, 4분기 39만9346명 더 늘었다.
하지만 소액주주 수의 급증에도 불구하고 주가의 가파른 상승세로 인해 시총 대비 보유주식 비중 증가는 미미한 수준이다. 각 사의 소액주주 보유주식 비중은 삼성전자가 62.60%로 전년(62.03%) 대비 0.57%포인트 늘었고, 삼성SDI 1.25%포인트(56.02→57.27%), 삼성SDS 0.53%포인트(31.09→31.62%) 등으로 1% 안팎이었다. 삼성전기의 경우 66.05%에서 63.89%로 오히려 2.16%포인트 감소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학개미운동으로 개인투자자가 급증하며 공매도 금지 등 정책 이슈와 정치권 등에 미치는 영향력은 매우 커졌다”면서도 “
LG화학(051910)의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시총 상위 종목에선 소액주주들의 의결권 영향력이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