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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맞은 韓렌털시장… ‘1000만 계정 시대’ 열었다

김정유 기자I 2018.03.21 00:05:00

2017년 전체 렌털 계정 1070만 기록, 전년比 14% 증가
코웨이 필두로 SK매직-청호-쿠쿠 등 2위권 경쟁 치열
렌털 재개한 웅진 "1년내 계정 10만 확보 목표"

국내 렌털 계정이 지난해 1070만을 기록하며 렌털 도입 20년만에 1000만을 돌파했다. (그래픽=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렌털 1000만 계정’ 시대가 열렸다. 1998년 웅진이 처음으로 정수기 렌털 서비스를 국내에 도입한 지 20년 만이다. ‘부동의 1위’ 코웨이(021240)를 중심으로 SK매직, 청호나이스, 쿠쿠전자(192400) 등 후발업체들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전체 렌털시장 규모도 대폭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엔 ‘렌털 원조’를 표방한 웅진까지 렌털시장에 뛰어들면서 올해 후발업체들의 2위권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지난해 렌털 계정 첫 1000만 돌파… 굳건한 코웨이

20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렌털 계정 수는 전년대비 14% 늘어난 1070만을 기록했다. 2015년 880만, 2016년 938만 등 지속적으로 증가하다가 지난해 처음으로 1000만 계정을 돌파했다. 우리나라 1개 가정(4인 기준·인구 5000만명 기준)당 1개 이상의 렌털 제품을 사용하는 셈이다. 국내 렌털 서비스 저변 확대 차원에서 이번 1000만 계정 돌파는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렌털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 인구를 감안할 경우 렌털 계정 수가 1000만을 넘었다는 건 큰 의미가 있다”며 “사업 확장성이 뛰어난 렌털 시스템이 생활 곳곳에 많이 접목하면서 최근 일시불 판매시장보다 더욱 파급력 있게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렌털시장을 이끄는 업체는 단연 코웨이다. 지난해 렌털 계정 575만으로 점유율 50% 이상을 기록, 확고한 1위 자리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3년간 계정 수에서 큰 증가는 없었지만 국내 렌털시장의 과반을 점유하는 만큼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최근 몇년간은 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에 렌털 서비스를 확산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이해선 대표 취임 이후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을 접목한 스마트 가전 제품들을 연이어 출시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코웨이는 렌털 품목 다양화를 이끌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정수기, 비데 등 가전을 중심으로 렌털 서비스를 도입한데 이어 2011년엔 처음으로 매트리스에도 렌털 서비스를 결합했다. 청호나이스, AJ렌탈 등의 후발업체들 역시 코웨이 이후 매트리스 렌털 사업에 진출했다. 올해도 코웨이는 신규 렌털 품목을 추가할 방침이다. 김상준 코웨이 상무는 “올초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CES 2018’에서 ‘혁신상’을 받은 의류청정기를 올 2분기 렌털 제품으로 출시할 것”이라며 “‘에어케어’(공기 관리) 서비스를 통해 올해도 렌털 강자의 저력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웨이 렌털 관리 인력인 ‘코디’(오른쪽)가 한 가정을 방문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제품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코웨이는 코디가 전문적으로 제품 관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제품 관리 방식도 현대식으로 진화시키고 있다.(사진=코웨이)
치열한 2위권 경쟁… 웅진 “렌털 계정 10만 목표”

코웨이에 이은 렌털 업계 2위권 업체들은 최근 몇년 새 국내 해당시장에서 눈에 띄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렌털 계정 수 기준으로 SK매직(125만), 청호나이스(113만), 쿠쿠전자(106만) 등 3개사가 2위 자리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특히 SK매직은 2015년 렌털 계정이 74만개로 국내 4위에 불과했지만 2016년(97만)부터 2위로 치고 올라오는 등 무서운 기세를 보이고 있다. 2016년만 해도 렌털 계정 100만 이상인 업체는 코웨이가 유일했지만 지난해엔 3개사가 모두 100만 고지를 찍었다.

SK매직의 선전은 2015년 출시한 직수형 ‘슈퍼정수기’의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전까지 코웨이와 청호나이스 등 정수기 강자들은 저수조 제품들을 주력으로 선보였지만 SK매직은 저수조가 없이 직수로 정수할 수 있는 제품을 내놨다. 정수기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꾼 사례다. SK매직 관계자는 “슈퍼정수기는 월 평균 2만5000개 이상 팔리며 2016년부터 2년간 렌털 계정 증가를 견인했다”고 평가했다. 2015년 23만에서 지난해 76만으로 렌털 계정 수가 대폭 증가한 LG전자(066570), 같은 기간 85만에서 106만으로 렌털 계정이 늘어난 쿠쿠전자 모두 직수형 정수기 덕을 톡톡히 봤다. 교원은 2015년부터 2년간 렌털 계정이 20만 수준으로 증가, 지난해 약 50만을 기록하며 선전했다.

다크호스는 이달 렌털사업을 재개한 웅진이다. 렌털 원조인 웅진은 존재만으로도 파급력이 있다. 이달 본격적으로 렌털 인력 조직을 구축하는 웅진은 1년 안에 렌털 계정 10만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웅진은 올해 ‘렌탈사업부’를 신설하고 관련 인력(사무직 기준)도 50명 이상 투입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의 수완과 회사의 조직력이 갖춰지면 중장기적으로 렌털시장에서 ‘폭풍의 핵’이 될 수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보통 5년 주기로 렌털 계정이 만료하는 만큼 올해 일부 2위권 업체들은 계정 증감폭이 적을 수도 있다”면서 “렌털 시스템을 국내 도입한 웅진이 향후 3년간 어떤 행보를 보여주느냐에 따라 렌털시장이 다시 재편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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