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신용등급 비상 롯데…상반기 회사채 1兆 만기 부담

함정선 기자I 2017.11.30 04:59:01

내년 상반기 회사채 만기 1조…이자비용 부담 증가

[이 기사는 11월 29일(수) 15시에 이데일리 IB정보 서비스 "마켓인"에 표출됐습니다]

[이데일리 증권시장부 함정선 기자]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해빙무드서 소외된 롯데그룹이 혹독한 추위를 맞게 될 전망이다. 롯데그룹에 대한 타깃 보복이 계속되는 가운데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신용등급 유지가 위태로워지며 자금 조달에도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29일 이데일리 본드웹에 따르면 내년 상반기까지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의 회사채 만기도래액은 공모와 사모를 모두 합쳐 약 1조원에 이른다. 사드 보복의 중심에 있는 호텔롯데가 3100억원, 롯데쇼핑이 2100억원으로 5000억원을 넘어서며 롯데물산과 롯데건설, 롯데칠성 등이 5000억원 만기도래를 맞고 있다.

특히 이 가운데 대부분 계열사의 신용등급전망이 ‘부정적’으로 자금조달에 따른 이자 부담도 이전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한국기업평가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한국신용평가도 이미 롯데쇼핑의 신용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신용평가사 3곳 중 두 곳의 신용등급이 하락할 위기에 놓인 것이다. 문제는 롯데쇼핑의 신용등급 하향으로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의 계열사 신용등급전망 역시 ‘부정적’으로 내렸다는 점이다. 롯데쇼핑이 롯데지주에 미치는 영향력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분할과 합병으로 연결된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의 신용등급전망까지 하락했다는 것이 신용평가사의 설명이다.

면세점사업 비중이 큰 호텔롯데의 신용등급전망은 이미 ‘부정적’이다. 재무지표가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는 기준(트리거)도 이미 넘어선 상태다. 신용평가들이 언제 신용등급을 하향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황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롯데그룹이 내년 상반기 도래하는 1조원 규모 회사채를 상환하거나 차환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보고 있으나 이자 등 조달 비용 부담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제 호텔롯데와 롯데쇼핑 등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회사채 자금 조달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반기 호텔롯데의 회사채 발행금리는 민평금리대비 11~17bp(0.01%포인트) 높게 책정되기도 했다. 같은 ‘AA+’급 다른 회사채 대비 높은 금리다.

앞으로 롯데쇼핑이나 롯데제과, 롯데칠성음료 등 신용등급전망이 부정적인 곳들 역시 자금을 조달할 때 더 높은 금리를 요구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신용평가사들은 상각전영업이익(EBITDA)를 이자비용으로 나눈 지표를 신용등급을 책정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보기도 하는데, 이자비용이 늘어나면 이 지표가 줄어들고 신용등급이 하향될 위험이 더 커진다. 신용등급전망 하향이 이자비용부담과 재무지표 악화로 이어지고 다시 신용등급 하향으로 연결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다는 얘기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등 주요 계열사의 실적 개선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소비 부진에 사드 해빙에 대한 기대도 사라지면서 실적 역시 신용등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용평가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롯데그룹은 사드가 회복된다고 해서 재무 안정성이 바로 회복되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자산을 매각하고, 실적을 회복해야 신용등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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