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일 7박 8일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 순방
8∼10일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10∼12일 베트남 다낭 APEC정상회의 및 13∼14일 필리핀 마닐라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참석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8∼15일 7박 8일간의 일정으로 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등 동남아 3개국 순방 일정에 나선다. 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 뒤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베트남과 필리핀을 각각 방문한다.
특히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정상회담도 갖는 것도 주목되는 일정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강조했던 미중 균형외교의 구체적 모습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7·8일 국빈 방한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핵문제를 어느 정도 매듭지은 데 이어 시 주석과의 만남에서는 한중관계의 불안요소였던 사드갈등의 전면 해소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예상된다.
| 문재인 대통령과 내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7일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 병사식당에서 한미 양국 군장병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대화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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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베트남·필리핀 순방 강행군…신(新)남방정책 제시
문 대통령은 우선 8∼10일 조코 위도도 대통령 초청으로 인도네시아를 국빈 방문한다.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전체 GDP와 인구 면적의 약 40%를 차지하는 핵심국가로 우리나라 최대의 방산수출 대상국이다. 문 대통령은 8일 동포간담회, 9일 ‘한·인도네시아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 및 포럼’에 참석한다. 이후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단독·확대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 발전방향과 방산인프라 및 경제통상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한다.
10·11일에는 베트남 다낭에서 제25차 APEC 정상회의 일정을 소화한다. APEC은 1989년 창설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의 경제분야협의체로 2016년 기준 세계 GDP의 60%, 총 교역량의 51% 점유하는 거대한 경제블록이다. 문 대통령은 리트리트(Retreat·비공식 자유토론) 세션 1·2에 참석, 혁신성장 역내 무역투자 등을 화두로 회원국 정상들과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이후 필리핀 마닐라로 이동해 13∼14일 이틀 동안 △한·아세안(ASEAN) 정상회의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등 아세안 관련 3개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청와대는 이번 순방과 관련, “지난 5월 아세안특사 파견으로 마련된 관계강화의 모멘텀을 이어가기 위한 것”이라면서 “지난 9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발표된 신북방정책을 이은 신남방정책 차원의 대아세안정책 구상을 제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美中 균형외교’ 천명 文대통령, 4개월 만에 시진핑과 만남
|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8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수카르노 하타 국제공항에 도착해 환영나온 인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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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동안 주요국들과 별도 양자회담도 추진한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다. 한중 양국이 최근 외교당국간 협의를 거쳐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갈등을 해소하고 모드 분야 교류협력의 회복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의 회담은 한중관계 전면회복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관표 국가안보실 2차장은 “양국 정상회담 개최는 한중관계 개선과 관련해 모둔 분야의 교류 협력을 조속히 회복시키려는 합의 이행의 첫 단계 조치”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 역시 동남아 순방을 앞두고 가진 싱가포르 채널뉴스아시아(CNA)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경제 협력도 중요할 뿐만 아니라 역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전략적인 협력이라는 차원에서도 중국과의 관계가 아주 중요해졌다”며 “미국과의 외교를 중시하면서도 중국과의 관계도 더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균형 있는 외교를 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