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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렬의 All that 부동산 78회] 서울 입지 선호도의 변화

노희준 기자I 2017.06.25 00:00:00
서울 지역의 입지 선호도 변화를 통해 부동산 트랜드를 정리해 보자. 1970년대까지는 종로구 중구의 전성시절였다. 강북의 면적으로는 늘어나는 서울 집중 수요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1970년대부터 강남 개발을 한다. 198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강남은 지금의 1기신도시처럼 새로 개발되는 신도시였을 뿐이고, 서울 내 위상은 그저 영동(영등포 동쪽)지역이었을 뿐이었다.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속에 강남은 성장을 한다. 편리한 교통 환경을 만들어 주고, 양질의 일자리를 대량으로 만들어 주고, 좋은 학교와 학원을 만들어 주고, 발전하는 상권을 만들어 주고, 깔끔한 환경까지 갖추게 된 강남은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하게 된다. 그렇게 강남은 1990년대부터 부각이 된다.

물론 1990년대 초기까지만 하더라도 강북과 강남의 시세 차이가 크지 않았다. 하지만 강남에 대한 선호도가 더 높아지면서 지금의 강남이라는 위상을 만들어 주었다. 그 격차는 계속 벌어진다.

시간이 흐를 록 강남이라는 곳은 다른 지역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시세가 폭등하게 된다. 소위 거품이라는 평가를 1990년대부터 받게 된다.

1997년 IMF가 발생한다. 부동산이 급락한다. 모든 신문과 매스컴에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이제 끝났다!, 강남은 결국 거품이었다!, 추락하는 강남 신화!” 라는 기사로 도배가 된다. 하지만 2년 만에 IMF 분위기는 완전히 반전되고, 이전보다 더 거대한 위상의 지역으로 수직 상승을 하게 된다.

강남이 수직 상승을 하는 동안에도 여러가지 새로운 입지들이 등장하고 있었다. 1980년대 후반

목동 아파트 단지가 양천구에 입주를 했고, 상계 아파트 단지가 노원구에 입주를 한다. 서울시에서 공급할 수 있었던 마지막 대규모 택지개발 사업이었다. 수십만 세대가 공급이 되었다. 목동과 상계동은 입주 초기에는 미분양이 많았다. 일시적으로 공급이 수요보다 많았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의 위상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강남이 포함된 동남권의 수요는 계속 증가한다.

목동이 있는 서남권과 상계동이 있는 동북권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했지만 동남권의 위상을 따라갈 수는 없었다. 뒤늦게 개발된 서북권이 오히려 동북권의 위상을 역전한다. 동북권에는 없는 강남으로 가는 3호선의 개통이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도로망과 촘촘한 교통망의 확충은 서울이라는 지역을 완벽한 1일 생활권으로 묶는다. 서울이라는 지역이 모두 부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이 2000년대다. 지하철 1호선부터 8호선까지 개통된다. 1시간 전후면 서울 어디든지 갈 수 있는 조건이 된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 그동안 강남 대비 일방적으로 떨어졌던 지역 선호도를 극복하기 위해 지하철 8개 노선의 개통으로 서울의 균형 발전을 추진하게 된다. 가장 대표적인 정책이 뉴타운 제도이다.

2010년 이후로는 사람들은 입지를 선택할 때 개별적인 조건에 맞는 입지들을 선택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과거에는 선택받았던 부동산들이 소외되는 현상들이 발생한다. 아무리 서울이라도 그것은 예외가 아니었다. 서울 이외의 지역에도 수요를 빼앗기기도 한다. 서울에서 충족하지 못했던 기대 요소들을 다른 지역에서 찾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부동산의 입지 선호도는 분화되고 있다.

종로구, 중구를 중심으로 하는 도심권은 지속적으로 수요가 존재했다. 다만 수요를 확대할 수 있는 부지가 부족했을 뿐이었다. 이 도심권을 찾는 수요는 향후에도 많을 것이다. 태생부터 달랐던

강남은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어 준 적이 없었다. 이러한 지역 인기는 향후에도 계속될 것이다. 지역이 분화되면 될수록 오히려 가치는 더 올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입지인 강남이 모둔 수요를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수용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수요층들이 분화가 된다. 교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층은 마포구나 동대문구를 선택할 것이고,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수요층은 한강과 남산 주변을 선택할 것이다. 교육에 대한 관심이 많다면 양천구와 노원구로 이주가능성이 높고, 새로운 일자리를 따라가야 하는 세대에서는 강서구와 금천구 도 관심 지역 안에 들어올 것이다. 강남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강남 근처에는 있어야 하는 수요층은 강동구, 동작구, 성동구를 선택할 것이고, 풍수적인 환경을 따지는 분들은 용산구를 선택할 것이다. 입지의 선택 기준이 이렇게 다양해 졌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입지 선호 트랜드가 발생한다고 해서 과거 트랜드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새로운 수요층이 생기고, 기존 수요층이 분화고 있다는 것이다.

▶ 더리서치그룹 김학렬 부동산조사연구소 소장은 ‘대한민국 부동산 투자’의 저자로 16년간 대형 건설사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컨설팅을 해오고 있다. 이데일리 등 주요 일간지, 각종 주간지, 월간지 등에도 부동산 관련 칼럼을 기고하고 있으며, 입지 분석 및 부동산 시장 전망과 관련한 강의를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2만 4천명이 구독하고 있는 빠숑의 세상 답사기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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