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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빚 대책 비웃는 분양시장…'풍선효과 주의보'

김성훈 기자I 2016.08.29 05:30:00

주택공급 줄이는 정부 방침에
투자자들 '이번이 마지막 기회'
주말 모델하우스에 '구름인파'
"강남권·공공택지 수요 더 몰릴 것"

△ 과도한 주택 수요를 막아 가계부채를 덜겠다는 정부의 당초 계획이 ‘마지막 알짜땅 쟁탈전’으로 변질되고 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 내 상가. [사진=원다연 기자]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방향’ 발표 후 첫 주말인 지난 27일.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전용면적 35~58㎡ 5040가구) 내 상가는 분주한 모습이 역력했다. 아침부터 상가 안 부동산 중개업소들은 재건축 입주권을 사려는 방문객들의 발길로 북적였고, 향후 재건축 일반분양 일정을 궁금해 하는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한 달 전만 해도 매수세가 꺾이며 조용했던 분위기가 이번 주 들어 급반전한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G공인 관계자는 “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일반분양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자 다음에 나올 개포지구 아파트에 청약하려는 수요가 대거 늘었다”며 “정부가 분양권 전매제한 강화도 하지 않기로 하면서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강남 재건축시장 열기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고분양가 규제로 한동안 숨죽이던 주택 시장이 다시 끓고 있다. 정부가 가계 부채를 줄이기 위해 주택 공급물량을 조절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세종시까지 오히려 분양시장은 들썩이고 있다. 과도한 주택 공급을 막아 가계부채를 덜겠다는 정부의 당초 계획이 ‘마지막 알짜 물량 쟁탈전’으로 변질된 것이다.

GS건설이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5구역’을 재개발한 ‘대연자이’ 아파트(전용 39~84㎡ 965가구)는 평균 33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가계부채 대책이 발표된 25일 1순위 청약이 이뤄졌지만 430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4만 1953명이 몰렸다. 전용면적 84㎡A형은 15가구 모집에 1만 7402명이 몰려 1160대 1의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청약접수를 진행한 전국 아파트 단지 가운데 지난 4월 공급한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자이’(전용면적 80~84㎡ 258가구)가 세운 평균 경쟁률(450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난 26일 문을 연 ‘세종 지웰 푸르지오’(전용면적 74~84㎡ 190가구) 모델하우스에도 개관 후 3일간 2만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일선 부동산 공인중개업소에서는 지금이야말로 세종시에 투자할 때라고 입을 모은다. 세종시 다정동 D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공공택지지구 분양을 줄이면 세종시의 가치는 더 오를 것”이라며 “당첨만 되면 프리미엄(웃돈) 5000만원은 벌고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정부의 주택공급 조절 방안 발표 이후 분양을 앞두거나 이미 분양한 아파트 단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며 “앞으로 강남권과 알짜 공공택지 등 인기 지역 분양시장은 열기가 더 뜨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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