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귀촌 바람타고 서울서 1시간대 '新수도권' 뜬다"

양희동 기자I 2016.08.19 05:32:00

홍성, 서해선 복선전철 개통 호재
아파트값 한달새 3.3㎡당 7% 올라
문경, 중부내륙고속도로 타면 서울 2시간대
땅값 1년새 4.42% 뛰어

△서울에서 차로 1시간대에 닿을 수 있는 충남 홍성·경북 문경·강원 횡성 등이 귀농·귀촌 일번지로 떠오르면서 일대 부동산 가격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귀농 전원마을로 조성된 경북 문경시 문경읍 고요리 일대.
[글·사진=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탄광이 문을 닫고 난 뒤에 한동안 사라졌던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다시 듣는 게 이젠 어색하지 않아요. 서울에서 차로 2시간이 채 안 걸려 관광객이 크게 늘고 동네가 활기가 넘쳐요”.(경북 문경 주민인 63세 이모씨)

지난 7일 오후 서울을 출발해 중부내륙고속도로를 타고 약 1시간 50분을 달려 경북 문경시 문경읍 문경새재 도립공원에 도착했다. 문경새재 제1관문으로 올라가는 2차선 도로 옆으로는 스타벅스·엔제리너스·설빙 등 대도시에서나 볼 수 있던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가 즐비했다. 주변 계곡에는 더위를 피해 물놀이를 즐기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문경새재와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문경읍 고요리에 있는 문경새재 리조트와 문경GC 골프장 등도 방문객들이 타고 온 차량으로 주차장에 빈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

◇서울서 1시간대 홍성·문경·횡성 땅값 들썩

귀농·귀촌 바람을 타고 서울에서 차로 1시간대에 닿을 수 있는 충남 홍성·경북 문경·강원 횡성 등이 신(新) 수도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올해부터 추진하는 ‘제3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따라 수도권 전철 연장이 확정되면서 이들 지역 주변 부동산시장은 개발 기대감에 한껏 부풀어 있다. 땅값도 상승세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중부내륙전철이 연결될 문경은 최근 1년 새(작년 7월~올해 6월) 지가(땅값) 상승률이 4.42%로 같은 기간 전국 평균(2.58%)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또 서해선 복선전철로 서울 여의도를 오갈 수 있게 될 홍성은 2.72% 올랐고, 원주~강릉 복선전철로 이어질 횡성도 3.66% 상승했다.

이들 지역 중 개발이 가장 활발한 곳은 3년 전 충남도청이 이전한 홍성군이다. 이곳에 인구 10만명 규모로 조성 중인 내포신도시는 2020년 서해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여의도를 56분이면 갈 수 있다. 홍성지역 아파트값은 이달 현재 3.3㎡당 561만원선으로 전년 동월(524.7만원) 대비 7%가량 올랐다. 올해 4월 내포신도시에 입주한 ‘한울마을 모아엘가’ 아파트는 84㎡형이 2억 3000만원선(3.3㎡당 676만원)이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신규 단지는 주변 시세보다 집값이 20%가량 더 높게 형성돼 있다”며 “교통 호재에 힘입어 가격 추가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고 말했다.

◇귀농·귀촌에 관광 수요, 전철 개통 호재까지

문경과 횡성은 오미자와 한우 등으로 대표되는 지역 특산품과 우수한 수도권 접근성이 결합해 귀농·귀촌 1번지로 떠오르고 있다. 문경의 경우 한해 관광객 수가 600만명으로 인구(7만 5000명)의 80배에 달한다.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서울에서 2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는데다 문경새재 등 명소도 적지 않아서다. 덩달아 부동산 가격도 오르고 있다. 특히 서울·수도권 거주자도 쉽게 매물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법원 경매에 입찰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 3월 대구지법 상주지원에서 유찰없이 첫 경매에 나온 문경시 문경읍 지곡리 1692㎡짜리 땅(밭)은 신건인데도 14명이 입찰에 나서 감정가(2707만원)의 두 배가 넘는 5650만원에 낙찰됐다.

횡성읍과 둔내면 등 2곳에 복선전철역이 신설될 횡성도 서울에서 차로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이다. 횡성은 스키장과 리조트, 한우 등으로 널리 알려져 귀농·귀촌은 물론 수도권에 터전을 두고 주말을 이용해 전원생활을 하는 수요도 늘고 있다. 내년 말 서울~강릉간 고속철도가 연결되면 청량리역까지 40분이면 닿을 수 있다. 이 때문에 횡성지역 아파트값은 최근 1년 새 11.8%(3.3㎡당 306.9만원→343.2만원) 올랐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이들 지역은 교통 여건 개선으로 서울 접근성이 더 좋아지더라도 ‘빨대효과’로 인해 실제 인구 증가나 수요 유입은 많지 않을 수 있다”며 “귀농·귀촌 등 실거주나 투자 결정에 앞서 각 지자체를 통해 기반시설 설치 및 계획 등을 먼저 꼼꼼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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