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는 소비패턴 변화로 인한 대형마트 자체의 한계를 체감하고 현재의 경쟁적인 출혈마케팅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어떤 식으로든 대형마트 업계의 근본적인 생존법이 절실한 시점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139480)의 2분기 영업이익은 4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5% 줄었다. 매출은 3조453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8%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할인점이 부진한데다 할인행사가 늘면서 수익률이 많이 감소했다”면서 “그 외 용역업체 직원과 진열사원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인건비가 증가하고 보유 자산에 대한 법인세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마트의 영업이익률은 2.6%로 전년보다 1.2% 포인트 줄었다.
증권업계는 이마트의 실적을 두고 ‘어닝 쇼크(earning shock)’라는 반응을 내놨다. 당초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소폭 상승한 600억~7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470억원)로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서다.
롯데마트(롯데쇼핑(023530))의 적자는 더 심각하다. 2분기 영업손실 630억원으로 매 분기 최악의 적자 폭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년 동기(430억원 손실)보다 손실이 200억원 늘었다. 매출 역시 1% 줄어든 2조70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온 해외사업 부문의 손실은 소폭 개선됐으나 국내 할인점의 부진(기존점 2Q 매출 -3.2%)이 뼈아팠다. 옥시 사태로 인한 가공·생활용품 매출 하락(-3.9%), 신선식품 매출 부진(-4.2%) 등이 작용했다.
대형마트 실적이 곤두박질 치는 주요 원인은 소비 주도권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마트가 주춤하는 사이 쿠팡·G마켓·11번가 등 온라인몰이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배송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에 안착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근거리 소비패턴이 자리잡은 탓도 크다.
떠나가는 소비자를 잡고자 오프라인 업체 역시 급한대로 할인마케팅으로 대응했으나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을 주지 않았다. 이마트가 올 초 쿠팡과 펼친 최저가 경쟁이 대표적이다. 당시 할인했던 품목에 한해 이마트 매출은 온·오프라인 통틀어 14.1% 뛰었으나 판매 수익은 ‘제로’에 가까웠다.
물론 대형마트는 할인행사 외에도 각자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마트몰’과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실제로 매달 매출이 전년보다 20%씩 뛰며 높은 성장세를 자랑한다. 롯데마트 역시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세우며 롯데마트몰 키우기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총 매출의 85% 가까이 차지하는 오프라인 점포의 부진을 메꾸기엔 역부족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쟁적으로 실시된 할인행사 위주의 마케팅에 대한 부작용이 영업이익 하락으로 나타났다”면서 “대형마트 업태의 생존을 위한 마케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
▶ 관련기사 ◀
☞휴롬, 농식품부·유통3사와 손잡고 어린이 식습관 개선 나서
☞이마트 "미리미리 신학기 대비하세요"
☞“표백제 아직 겁나요”..옥시 사태로 3개월 째 주저앉은 생활화학용품 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