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전쟁의 그림자'..대형마트, 아무리 팔아도 이익이 안 난다

임현영 기자I 2016.08.18 05:00:00

이마트,롯데마트 2Q 영업이익 동반 추락
기대했던 메르스 기저효과 전혀 누리지 못해
"급한대로 추진했던 할인행사 부작용" 지적
대형마트 업계의 근본적인 생존법 절실한 시점

[이데일리 임현영 기자] 국내 대형마트를 이끄는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2분기 실적이 나란히 추락했다. 매출은 간신히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수익성이 눈에 띄게 나빠졌다. 당초 기대했던 메르스 기저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업계는 소비패턴 변화로 인한 대형마트 자체의 한계를 체감하고 현재의 경쟁적인 출혈마케팅으로는 수익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점을 다시 확인했다. 어떤 식으로든 대형마트 업계의 근본적인 생존법이 절실한 시점이다.

1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마트(139480)의 2분기 영업이익은 47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8.5% 줄었다. 매출은 3조4535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6.8%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주력 사업인 할인점이 부진한데다 할인행사가 늘면서 수익률이 많이 감소했다”면서 “그 외 용역업체 직원과 진열사원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면서 인건비가 증가하고 보유 자산에 대한 법인세가 늘어난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마트의 영업이익률은 2.6%로 전년보다 1.2% 포인트 줄었다.

증권업계는 이마트의 실적을 두고 ‘어닝 쇼크(earning shock)’라는 반응을 내놨다. 당초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소폭 상승한 600억~700억원이 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470억원)로는 예상치를 크게 밑돌아서다.

롯데마트(롯데쇼핑(023530))의 적자는 더 심각하다. 2분기 영업손실 630억원으로 매 분기 최악의 적자 폭을 갈아치우고 있다. 전년 동기(430억원 손실)보다 손실이 200억원 늘었다. 매출 역시 1% 줄어든 2조700억원을 기록했다.

기존의 ‘아킬레스건’으로 지적돼온 해외사업 부문의 손실은 소폭 개선됐으나 국내 할인점의 부진(기존점 2Q 매출 -3.2%)이 뼈아팠다. 옥시 사태로 인한 가공·생활용품 매출 하락(-3.9%), 신선식품 매출 부진(-4.2%) 등이 작용했다.

대형마트 실적이 곤두박질 치는 주요 원인은 소비 주도권이 오프라인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완전히 넘어갔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다. 마트가 주춤하는 사이 쿠팡·G마켓·11번가 등 온라인몰이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배송서비스를 선보이며 시장에 안착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근거리 소비패턴이 자리잡은 탓도 크다.

떠나가는 소비자를 잡고자 오프라인 업체 역시 급한대로 할인마케팅으로 대응했으나 수익성 개선에는 도움을 주지 않았다. 이마트가 올 초 쿠팡과 펼친 최저가 경쟁이 대표적이다. 당시 할인했던 품목에 한해 이마트 매출은 온·오프라인 통틀어 14.1% 뛰었으나 판매 수익은 ‘제로’에 가까웠다.

물론 대형마트는 할인행사 외에도 각자의 생존 전략을 모색하고 있다. 이마트는 ‘이마트몰’과 창고형 할인매장 ‘트레이더스’를 집중 육성하고 있다. 실제로 매달 매출이 전년보다 20%씩 뛰며 높은 성장세를 자랑한다. 롯데마트 역시 김포에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세우며 롯데마트몰 키우기에 전념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총 매출의 85% 가까이 차지하는 오프라인 점포의 부진을 메꾸기엔 역부족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쟁적으로 실시된 할인행사 위주의 마케팅에 대한 부작용이 영업이익 하락으로 나타났다”면서 “대형마트 업태의 생존을 위한 마케팅의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이마트는 경쟁 온라인몰과 기저귀·분유 등 생필품을 두고 최저가 경쟁을 벌였다. 사진은 지난 2월 서울 한강로동 이마트 용산점에서 엄마 고객들이 기저귀를 고르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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