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이데일리가 정부 부처 산하 공공기관 323곳(공기업 30곳·준정부기관 90곳·기타공공기관 203곳)을 전수조사한 결과 4·13 총선 이후 연말까지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거나 총선 출마 등으로 공석인 공공기관이 91곳(2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현재 공석인 곳은 한국석유관리원,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표준과학연구원, 국제방송교류재단(아리랑TV), 코레일, 한국보육진흥원, 한국건강증진개발원,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8곳이다. 한국석유관리원, 아리랑TV, 한국보육진흥원 3곳 외에 5곳은 기관장이 총선 출마를 이유로 사퇴했다. ‘기관장 낙하산→비리낙마·선거출마→공석→기관장 낙하산’의 악순환이 반복되는 곳이 적지 않다.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곳을 부처별로 보면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 산하기관이 각각 13곳으로 가장 많다.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한전KPS(051600), 우체국시설관리단,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등이 해당된다.
이어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각 8곳), 국무조정실·국토교통부(각 7곳), 농림축산식품부(5곳), 금융위(4곳), 외교부·보건복지부·환경부·산림청(각 3곳), 고용노동부·해양수산부·중소기업청(각 2곳), 통일부·법무부·행정자치부·여성가족부·원자력안전위원회·국가보훈처·특허청·기상청(각 1곳) 산하기관 순이다.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 참패로 갈 곳 잃은 여권 정치인들이 급증함에 따라 ‘정피아’(정치인+마피아) 낙하산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성한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는 “공무원과 정치인들은 본인들이 갈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에 공공기관의 낙하산 문제를 구조적으로 개혁하려고 하지 않는다”며 “정권 후반기로 갈수록 불필요한 산하기관내 자리만 늘리며 낙하산·방만경영 폐단이 반복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장의 평균연봉(2014년 기준)은 1억5434만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3년간(2012~2014년) 연봉 상위 10개 공공기관장의 평균 연봉은 3억6547만원으로 올해 대통령 연봉(2억1201만원)보다 높다. 기획재정부 지침에 따라 기관장은 차관급 억대 연봉에 기본연봉의 120%(공기업 기준)까지 성과급으로 받을 수 있다. 기관장은 공공기관 추천, 주무부처 심의 등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며 3년 임기가 보장되고 연임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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