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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개장 허용은 롯데가 제출한 안전진단 보고서와 보완조치를 전문가들이 정밀 검토한 끝에 구조적 안전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데 따른 것으로 국민안전처와의 사전 협의를 거쳤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하지만 안전 문제가 완전히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다. 애초 허가 단계에서부터 말이 많았던 제2롯데월드는 ‘대한민국 랜드마크’라는 수식어가 부끄럽게도 건축 과정에서도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시민단체들이 재개장 반대 이유로 거론하고 있는 석촌호수 물빠짐 현상도 그중 하나다.
제2롯데월드는 8~11층의 저층부 3개 동만으로도 수족관 누수, 영화관 진동, 공사 인부 추락 등 안전사고가 잇따랐다. 문제는 사고의 질이 몹시 후진적인 데다 그때마다 감추기에 급급했던 어설픈 대응도 영 마뜩찮다는 점이다. 지상 123층, 555m의 롯데월드타워가 내년 말 완공되면 평양 류경호텔(101층, 330m)을 제치고 단연 한반도 최고이자 세계 6번째 초고층건물로 등극하게 된다. 안전 문제가 더욱 우려되는 것이 그래서다.
서울시가 재개장을 허용하면서 철저한 사전 점검과 그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롯데에 요구한 것도 시민들의 이런 불안감 때문이다. 서울시는 안전관리 소홀로 사고가 재발하면 건물 일부 또는 전체 사용중지, 임시 사용승인 취소 등의 강경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롯데 스스로도 또다시 사고가 터지면 영원히 문을 닫아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각오가 요구된다. 층수와 높이만 자랑할 게 아니라 건물의 안전성과 만약의 사고 시 대처 능력 또한 이에 걸맞게 세계 최고 수준임을 입증해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