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속 지반이 갑자기 가라앉으면서 구멍이 뻥 뚫리는 싱크홀(sinkhole) 현상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주 인천 영종도 하늘도시의 외곽지역에서 일어난 도로붕괴 사고가 비근한 사례다. 폭 5m, 깊이 5m 크기의 구멍이 생기면서 도로가 침하됐다고 한다. 사고 순간에 자동차 통행량이 많지 않은 게 다행이었다. 도심에서 이런 사고가 일어났다면 예기치 못한 인명피해를 초래할 뻔했다.
지난 6월 경기 고양시 킨텍스 인근 도로가 내려앉은 사고도 심각성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길이 7∼8m, 폭 3~4m 크기로 갈라지며 침하 현상을 나타냈다. 지난 4월에도 근처 도로가 가라앉은 적이 있다는 사실이 아무래도 찜찜하다. 경기 의정부시의 한 아파트단지 앞에서 도로가 꺼지면서 행인이 2m 깊이로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난 것도 최근의 일이다. 대체로 근처의 대형 건축물 터파기 공사로 인해 토사가 유실되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라지만 이유가 확실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는 게 문제다.
서울에서도 지난 6월 한 달 동안 4건의 대형 싱크홀이 발견됐다. 국회의사당 정문 앞에서 발견된 싱크홀의 경우 지하에 매설된 상하수도 관에서 물이 새나오면서 주변의 흙을 함께 휩쓸어갔기 때문에 생겼다고 한다. 지난 4년간 서울에서 발견된 대형 싱크홀이 13개에 이른다지만 지금도 씽크홀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을 것이라는 점이 문제다. 구멍을 만들다가 어느날 순식간에 무너져 내리면서 운행중인 차량과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싱크홀이 가라앉으면서 전력선과 통신선, 가스관이 지나는 도심의 지하 공동구를 훼손할 수 있는 가능성에 대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가스관에 손상을 입힌다면 며칠 전 대만 가오슝의 주택가 밀집지역에서 일어난 가스 연쇄폭발사고가 우려될 수밖에 없다. 지하철이나 고속도로, 철로 주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특히 최근 석촌호수 주변과 여의도에서 싱크홀 발견 신고가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각별한 신경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싱크홀은 눈에 보이지 않은 채 땅속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더욱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