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 인터뷰]아파트8채 '복부인'의 집 파는법, 샹들리에 등 달면 신혼부부 들어와

성선화 기자I 2014.05.28 06:07:00

3년간 시세차익 4000만원, 월세 100만원씩 꼬박꼬박
첫 투자금 2000만원으로 방 3개 20평형 아파트 공략

[이데일리 성선화 기자] 오랜만에 서울 나들이를 온 김유라(사진, 32)씨는 그의 블로그 이웃들과 한판 수다를 떨었다. 김씨가 운영하는 ‘복부인의 선한 부자 프로젝트’ 블로그(http://blog.naver.com/ds3lkl)의 열혈 팬들이다. 이날 모인 8명 모두가 그와 비슷한 또래의 전업주부들이다.

전국에서 모인 이들은 남편도, 육아도 아닌 ‘부동산 투자’ 얘기로 대화의 꽃을 피웠다. 이번이 첫 모임이라는 김씨는 “모임 참석자 중에는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도 있고 없는 사람도 있었다”며 “각자 자신의 동네에 돌아가는 부동산 투자 정보에 교환에 여념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혼자서 다 수집하기 힘든 정보를 블로그를 통해 수집한다”며 “비슷한 또래 전업주부들이 많은 만큼 공감대 형성이 잘 된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투자업계 ‘줌마파워’가 커지고 있다. 아이를 어느 정도 키워놓은 전업주부들이 부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투자처를 찾다가 부동산 투자에 눈을 돌리며 전문성을 쌓아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

특히 주거용 부동산 투자는 하루종일 집에 있는 전업주부들이 입지 분석에 유리하다. 지난 2011년 첫 투자 이후 단 한번의 실패도 없이 꾸준한 수익을 내고 있는 닉네임 ‘복부인’ 김 씨를 이날 서울 신대방동에서 만났다.

◇ 첫 투자로 수익률 150%…3년간 단 한번의 실패도 없어

김씨는 세 아이를 둔 다둥이 엄마다. 막내는 이제막 돌이 지났다. 하지만 그의 한 달 스케줄은 직장 여성 못지 않게 빡빡하다.

투자든 생활이든 도움이 될만한 강의는 전국으로 들으러 다니는 열혈 주부다. 그가 처음 부동산 투자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전세로 살던 집주인에게 쫓겨나는 서러움을 당하면서다. 지난 2006년 결혼한 김씨는 집값이 오르지 않을거라 생각해 굳이 집을 사지 않았다.

하지만 몇년뒤 전세가 매매가보다 훨씬 더 많이 뛰면서 집주인이 월세를 받겠다며 김씨 가족에게 일방적으로 “나가라”는 통보를 해 왔다. 하는 수없이 아파트에서 빌라촌으로 쫓겨온 그는 본격적인 부동산 공부를 시작했다.

은행원 출신으로 펀드에 투자했다가 무려 4000만원이란 거금을 손해를 본적이 있었던 김씨는 이 경험을 통해 “남는 건 부동산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눈물을 머금고 독학을 한 끝에 내 집마련에 성공했다.

물론 집값이 모자라 입주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투자금 2000만원으로 1억 70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샀다는데 무척 만족했다. 물론 전세가 1억 5000만원이나 했지만, 살면서 천천히 갚아나가면 된다고 생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신혼초 저축한 4000만원을 다 날리고 고군분투 하던 그에게도 드디어 기회가 온 것이다. 1억 7000만원이던 집값이 불과 2년 만에 2억원으로 뛴 것이다. 2008년 이후로 전국의 집값이 크게 오른 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하지만 이 경험을 통해 그는 “오르는 곳은 반드시 오른다”는 큰 깨달음을 얻었다.

김유라 씨가 직접 설치한 샹들리에 전등. 3~5만원 정도 가격으로 집안 분위기를 바꿔 놓을 수 있다.
◇ 공급 부족한 방 3개 20평형 아파트만 공략…매입 후 반드시 매매가 올라

이때부터 그가 집중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것은 방 3개짜리 20평형대 아파트 공급 부족 지역이다. 최근 공급되는 대부분의 아파트는 대부분 방 3개짜리 30평형 아파트이다. 이 때문에 수요가 많은 20평형대 아파트의 물량 부족 현상이 일어나면서 가격이 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을 읽고 투자한 천안시 아파트와 세종시의 전의산업단지 인근 아파트 역시 매매가가 올랐다. 지난 3년간 투자에서 시세차익만 약 4000만원 정도를 남겼고 매달 월세 수입도 100만원에 가깝다. 그가 월세 받는 아파트를 늘리지 않는 이유는 공실시 대출이자 상환이 부담스러워서다. 투자 과정에서의 리스크는 철저히 관리하며 가는 셈이다.

김 씨는 “전세가가 지나치게 오르는 깡통전세 얘기들을 많이 하지만 실제로 전세를 끼고 사는 아파트만큼 안전한 투자는 없다”며 “전세로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실수요자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세차익을 노리는 부동산 투자는 지금처럼 거래가 없는 시장에선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

김씨는 “물론 부동산 매매가 쉽지 않는 건 사실”이라며 “그래도 우리집은 잘 팔린다”고 자신을 했다. 지금까지 매매한 집들이 대부분은 집을 내놓기가 무섭게 팔렸기 때문이다.

그 비결이 뭘까. 김씨는 “부동산 매매는 집수리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아무리 헌집도 수리만 잘해 놓으면 얼마든지 새집처럼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집주인이 집을 깨끗하게 잘 수리해 놓으면 신기하게 세입자들도 집을 깨끗하게 써요. 심지어 어린 아이들도 벽에 낙서를 하지 않아요.”

<단위:원. 출처: 복부인의 선한투자 프로젝트>
◇ 거실 ‘샹들리에 전등’ 달면 신혼부부 들어와…작은 인테리어가 큰 효과

김 씨는 웬만한 집수리는 혼자서 척척 알아서 할 정도 전문가가 됐다. 그는 일반인도 3~4번 정도만 해보면 전문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에게 일반 초보자들도 따라할 수 있는 집수리 노하우를 들어봤다.

일단 집수리에도 순서가 있다. 그는 헌집 수리를 할 때 페인트 칠을 가장 먼저한다. 나중에 페인트 칠을 하면 바닥에 페인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손때가 낀 창틀과 베란다 벽면 등을 흰색 페인트로 깨끗히 칠을 한다.

이때 문고리도 위아래로 열고 닫을 수 있는 최신식으로 교체한다. 대부분 낡은 집이 문고리는 동그란 손잡이지만 문고리 하나만 교체해도 새로 지은 집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최신식 문고리도 인터넷에서 8000원 정도면 살 수 있다.

그 다음에는 싱크대, 싱발장 등 큰 가구들을 철거한다. 싱크대 철거는 설치해주는 업체에서 해주므로 직접 할 필요가 없다. 특히 공사비 중에서 싱크대 비용이 비싼 편인데 가장 저렴한 곳으로 선택하는 게 관건이다.

“2.4m 길이의 싱크대의 최저가가 80만원 정도에요. 이 정도 가격으로 해주는 업체를 찾을 때까지 계속 전화를 해보는 게 가장 좋습니다.”

김씨는 씽크대는 물론 바닥재, 타일, 페인트 등의 최저가를 다 꿰고 있다. 화장실 공사는 먼지 때문에 싱크대 설치와 같이 하는 게 좋다. 화장실 소품들도 인터넷으로 직접 다 구매한다.

특히 화장실 바닥 타일은 굳이 다 떼낼 필요없이 그냥 덧붙이기만 하면 된다. 그는 전문 업체들도 타일 바닥을 다 철거하지 않고 그 위에 그냥 타일을 덧붙인다고 설명했다.

천장 도배는 전문 업체에 맡기지만, 그밖에 벽면 도배나 장판 등은 초보자도 직접 할 수 있다.

집수리에 있어 김씨만의 노하우는 ‘샹들리에 전등’이다. 등 전문 도매가게에 가면 샹젤리제 등을 불과 3~5만원에 살 수 있다. 설치 역시 직접한다.

“거실에 샹들리에 전등을 달아놓으면 신혼부부들이 들어와요. 가격은 얼마 안하지만 큰 효과를 낼 수 있죠.”

김씨는 “올해 집값이 오른 아파트 일부를 팔 생각”이라며 “아무리 거래가 안 된다고해도 큰 걱정을 안 한다”며 웃었다.

김씨가 직접 수리한 집. 싱크대 설치, 천장 도배를 제외한 모든 집수를 남편과 함께 한다. 23평형 계단식 아파트 수리비가 300만원 정도밖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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