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결 전망 배경에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 유럽중앙은행(ECB) 및 일본은행(BOJ)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여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성장세 둔화 등 지켜봐야 할 변수가 여전히 많다는 판단에서다. 대내적으로도 물가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된데다, 각종 경제지표가 완만하지만 개선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당장 기준금리를 변경할 이유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 관측이다.
다만 국내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데다, 최근 세월호 참사 여파 등으로 내수부진 우려가 확대되고 있어 한은의 경기 판단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향후 기준금리 변경과 관련해서는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 한 차례 인상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외 경기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낮은 물가상황이 유지되고 있다”며 “국내외 경기회복세는 유효하나, 경기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문홍철 동부증권 연구원도 “경기 회복세가 완연하지 못하고 국내총생산(GDP)갭 마이너스폭도 큰 편”이라며 “물가도 안정세라 기준금리를 변경할 필요성이 낮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변경이나 만장일치 여부, 이미 매파로 인식된 이주열 총재의 성향보다는 한은의 경기판단 및 경제전망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데 입을 모았다. 경기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딘 가운데, 최근 세월호 참사 등으로 소비 및 투자위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한은의 올 성장률 전망치 4.0%를 다소 낙관적으로 봤다.
이승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선진국과 신흥국이 한국 수출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인지 불투명하고 물가상승 압력은 여전히 낮다”며 “소비부문도 통신사 영업정지, 부동산 거래 관망세 전환, 단기적으로는 세월호 여파 등 소프트패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지만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4월 금통위 의사록에서 금리정상화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 위원이 등장했으나, 단기적으로 세월호 사태가 경제에 미칠 악영향에 대해서 우려해야 할 시점”이라며 “매파적인 어조가 다소 누그러질 가능성이 높고, 이 총재가 세월호 사태가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파악중에 있다고 언급한 만큼 관련된 발언내용이 주목된다”고 말했다.
이 한은 총재는 지난달 28일 “가장 큰 관심사가 (세월호 사태) 그것이다. 실무진들이 어떻게 될 지 짚어보는 중이다. 5월 금통위에서 파악된 범위에서 답해드리겠다”며 “(세월호 사태로 올해 경제전망이 수정되거나 기준금리 결정에 변동이 생길 수 있는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말한바 있다.
향후 기준금리 변경과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 한 차례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이르면 올 하반기 금리인상을 전망하는 의견도 다수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에 앞선 선제적 대응은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일부 제기됐다.
신얼 현대증권 연구원은 “GDP갭 역전현상 해소, 안정적인 물가상승률 회복 및 물가안정목표제 범위내 진입 등 한은의 경제전망에 부합할 경우 미 연준이 테이퍼링 종료 후 연방기금금리를 인상하기 전인 내년 1분기 기준금리 인상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윤여삼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연말께 GDP갭 소멸 및 물가안정 범위 하단 회복에 대한 기대가 유지되고 있는데다, 4월 수출과 물가가 상승 국면이라는 점에서 한은의 기존 경제전망 경로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올해 4분기 금리인상을 점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