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발전 관계자는 “풍력발전은 좋은 에너지원이면서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지만, 요즘은 지역주민의 반대가 심해 새롭게 추진되는 곳이 많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돈바람이 ‘솔솔’
풍력의 에너지 효율은 신재생에너지원 중 월등하다. 풍력은 1㎿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20㎡(6평)의 땅에 설치비 25억원정도만 투입하면 되지만, 태양광으로 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대지 1만6528㎡(5000평)와 모듈 40억원어치가 필요하다. 풍력은 장소가 넓지 않아도 되고 대형화될수록 가격이 낮아져 태양광보다 훨씬 경제적이다.
풍력 매출액은 지난 2012년 투자비(1810억원) 대비 10배에 가까운 1조2760억원으로 집계됐다. 태양광에 1조820억원이 투입돼 4조원의 매출액을 올린다는 것을 감안하면 투자효율 또한 풍력만한 것이 없다.
이점에 착안한 풍력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미래 먹을거리를 풍력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한다. 세계풍력에너지위원회(GWEC)가 발표한 지난해 세계 풍력발전 총 설치량은 전년대비 12.4% 증가한 31만8137㎿에 달했다. 공해가 전혀 없는데다 바람이 부는 만큼 돈이되 풍력발전기가 돌아가지 않으면 오히려 불안해한다는 얘기가 돌 정도다.
오시덕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 전략기획본부 풍력 PD는 “태양광에너지 전환율이 17%일 때 풍력은 20~30%정도”라며 “단위면적당 에너지생산량 등을 감안하면 풍력이 태양광에너지보다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바람도 놓칠 수 없어..신기술 개발 ‘활발’
국내에 설치된 풍력발전기의 77%는 덴마크(159기)와 스페인(43기)에서 들여왔다. 그만큼 해외기술 의존도가 높았다.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을 시작해 지난 2008년 신고리 1·2호기 원전부지 내에 국내기술로 개발된 풍력발전기가 처음 설치되며 풍력발전기의 국산화가 시작됐다. 꼬박 20년만에 소형급부터 중형급 발전기까지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근에는 독자적인 개발도 이뤄지고 있다. 풍력발전기 전문기업 유니슨(018000)은 약한 바람에도 에너지 효율을 낼 수 있는 풍력기술을 개발 중이다. 바람이 초속 5.5m 이상 불어야 설치 가능했던 발전기가 그보다 약한 바람이 부는 곳에도 설치될 수 있도록 기술이 연구 중인 것이다.
허화도 유니슨 상무는 “중저 풍속대인 우리나라에 알맞게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을 목표로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이 기술만 확보되면 꼭 높은 산과 인적이 드문 바닷가가 아니더라도 풍력발전기 설치가 얼마든지 가능해진다는 설명이다.
◇“국내 성공 정착 없으면 해외도 답 없다”
하지만 넘어야 할 산은 기술력 확보만이 아니다. 세계 풍력시장에서 입찰 자격을 가지려면 2㎿짜리 발전기 기준으로 50기, 즉 100㎿ 이상 규모에서 2~3년 정도의 운영 경험이 필수적이다. 이를 트랙레코드라고 하는데, 해외 바이어를 만날 때 이러한 풍력 성적표가 반드시 있어야 수출시장 개척도 가능하다.
현재 트랙레코드는 그림의 떡이다. 각종 환경규제와 주민 반발에 부딪혀 계획된 사업도 진척되지 못하고 있어서다. 각종 인허가 계류로 사업포기 및 지연이 지속돼 전국 1841㎿ 규모의 53개 육상풍력단지 건설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이중 서부발전의 전남 화순(20㎿) 남부발전의 태백2풍력(20㎿) SK E&S의 양산 원동(18㎿) 유니슨 의령풍력(18.75㎿) 등 4개 단지 76.75㎿ 규모만 그나마 진전된 사업으로 꼽히지만 화순을 제외한 3곳은 주민반대에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다만 몇십개라도 국내서 시범 설치해 신뢰를 쌓고 트랜드 코드를 만들어간다면 해외에서도 승산이 있다”며 “정부의 안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시덕 풍력 PD는 “그동안 풍력산업이 지역주민에 대한 배려 없이 투자한 사람만 이익을 보는 구조였다면 앞으로는 지역주민도 이익을 함께 공유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도가 유연하게 바뀌어 나가야 풍력산업 보급도 제대로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