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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칠레 대선이 준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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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성 기자I 2013.12.18 06:01:01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경제성장률 4%(연율기준)라는 나름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야당에 정권을 내준 나라가 있다. 칠레 얘기다. 지난 15일 열린 대선에서 중도 우파 정당 국민혁신당은 미첼 바첼레트가 이끄는 중도좌파연합에 패배했다.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이끄는 우파가 정권을 잃은 배경에는 그에 대한 국민적 심판이 자리잡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칠레 국민이 피녜라 대통령의 경제 정책에 실망감을 느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경기는 둔화됐고 소득 불균형은 심화됐다는 게 블룸버그의 진단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피녜라 대통령 성적은 썩 나쁘지 않다. 올해와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둔화됐다고 하지만 4%대를 유지했다. 한국 입장에서는 부러워할만한 수치다.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다른 남미 국가들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다.

현재 경기 둔화도 그의 정책 실패 탓이라고 보기 어렵다. 칠레의 주된 수출품목 구리는 세계 최대 구리 수입국 중국의 경기 둔화로 가격이 올 한해에만 9% 떨어졌다. 소득 불균형 정도도 OECD 내에서만 꼴찌일뿐 주변국보다는 양호하다.

바첼레트가 대통령으로 있던 시기(2006~2010년)도 경제적으로 성공적이라고 볼 수 없다. 국내총생산(GDP) 성장률만 봤을 때 바첼레트 재임 시기에 성장률이 4% 밑으로 떨어진 적이 있다. 2009년에는 금융 위기 여파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침체에서 칠레 경제를 살아난 때는 피녜라 대통령이 집권한 2010년 이후다. 칠레 경제는 2011년 1분기에 성장률 9.8%를 기록했다.

그러나 칠레 국민들은 세바스티안 피녜라 칠레 대통령이 이끄는 현 우파 정권을 버렸다. 억만장자라는 태생이 국민적 비호감을 불러일으킨 점도 있지만 칠레 국민들의 높아진 의식 수준과 복지 증진 요구를 외면한 탓이 컸다. 학생들까지 거리에 나서 등록금 인하를 요구했지만 피녜라 정부는 귀를 막았다. 국민 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설득이 있었다면 상황은 바뀌었을지 모른다.

좋은 정책이 있어도 국민들에게 ‘비호감’으로 찍히면 이를 쉽사리 펼치기 어렵다. 극단적인 포퓰리즘으로 가서는 안되겠지만 자기 고집만 내세워서도 안된다. 국민을 설득하고 다독일 줄 아는 요령이 필요하다.

이는 현재 출범 1년을 맞은 박근혜 정부에도 적용되는 말이 아닐까. 민심이 분열된 국민들의 마음을 추스릴 소통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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