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의원들은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IT 업계의 다단계 하도급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며 사태의 수습을 촉구했다. 이 회사의 대표이사는 양 씨와 긴밀하게 협의를 진행한 뒤 장시간 근로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SW 개발자들의 고질적인 저임금, 고강도 노동 문제를 위해 각계가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SW 분야의 척박한 현실을 개선하지 않고서는 미래 핵심 산업인 SW 발전이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을(乙)이라도 되고 싶다’
장하나 민주통합당 의원은 최근 SW 사업자가 국가 기관 등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하도급 계약을 진행하려면 국가기관 등으로부터 미리 승인을 받아야한다는 내용의 SW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W 근로자들 대다수는 대기업-대기업계열 시스템통합(SI)업체-중소업체-인력파견업체 등 ‘갑을병정무’ 식의 다단계 하도급 구조에서 일하고 있다. 이 와중에 윗단계의 기업들로부터 납품 단가를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시도 때도 없는 업무 지시에 따라 살인적인 근로 시간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의원실 측은 “SW 개발자들을 둘러싼 여러 문제들이 SW산업법 개정안을 통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SW가 3D 업종이자 비전이 없는 것으로 여겨지는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에서는 갈수록 SW 직종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CNN머니의 2011년 조사에 따르면 미국 100대 인기 직업 중 SW개발자가 1위를 차지했다.
◇해외에선 인기 직업이지만...
IT업계 관계자는 “IBM, 오라클 등 유수의 글로벌 기업들도 미국 정부의 발주를 제값을 받으며 수행했고 이를 통해 거둔 막대한 매출이 SW 개발자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SW가 ‘노가다’가 아닌 창의성을 가지고 할 만한 직종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창조경제’의 중점 과제로 SW를 낙점하고 다양한 장치를 마련 중이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최근 SW 고급인력 양성을 위해 SW의 한국예술종합학교 격인 ‘KoSIDA’를 설립키로 했으며, 창조경제 실현계획을 통해 IT 벤처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엔젤투자 및 창업 독려책을 마련했다.
민간 기업 NHN(035420)도 지난 3월 SW 인재 양성을 위해 1000억원을 들여 ‘NHN NEXT 학교’를 설립해 이러한 움직임에 동참했다.
소프트웨어업체인 티베로 장인수 사장은 “SW 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이들이 제대로 인정받고 일할 수 있는 일터를 만드는 작업도 병행돼야 한다”며 “선순환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각 교육기관에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지 않아 SW 산업 발전의 길은 요원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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