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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4대강사업 막는다”…국토부, 정책실명제 추진

김동욱 기자I 2013.06.04 06:01:00

개발사업 실패시 최고당국자 실명 발표
정책 실효성 확보 위해 법적 책임 묻는 방안도 검토
올해 말까지 대책 마련…"늦어도 내년 하반기 시행할 것"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국토교통부가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한 국책사업이 실패한 사업으로 판명될 경우 최고결정자에게 책임을 묻는 ‘최고정책당국자 실명제’를 본격 추진한다. 정책을 추진한 최고 당국자에게 법적 책임을 따지는 시스템을 구축해 그동안 빈번했던 정부의 밀어붙이기식 국책사업 추진에 제동을 걸기 위해서다.

국토교통부는 국토의 과잉개발, 난개발 차단을 위해 최고정책당국자 실명제 도입 추진을 위해 본격적인 연구에 착수했다고 4일 밝혔다.

정경훈 국토정책과장은 “국가·지자체의 일부 대규모 개발사업이 당초 기대한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수요부족 등으로 지연 또는 중단돼 난개발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던 만큼 정책실명제를 통한 합리적인 정책 결정으로 과잉개발 등 정책실패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 취지”라고 설명했다. 4대강 사업처럼 대규모 국가 예산이 투입됐음에도 성과가 의문시되는 국책사업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현재도 행정안전부와 일부 지자체가 대형 개발사업 실패에 따른 재정손실을 막기 위해 정책실명제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보니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다. 특히 공무원의 경우 법적 책임을 따질 수 있는 징계시효가 3년에 불과한 데다 단체장이나 장관 등 최고책임자는 아예 그 마저도 없다. 정책책임자를 찾아낸다 해도 징계시효가 지나면 책임을 묻기도 어렵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정책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 개발사업 실패시 명단을 발표하고 가능하다면 법적 책임을 묻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외에 최고정책결정자의 범위를 어디까지 한정할 것인지, 어떤 경우에 정책실패로 볼 것인지 등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올해 말까지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국정과제로 포함돼 있는 만큼 국토기본법 등의 법령 개정안을 만든 뒤 늦어도 내년 하반기부터 시행할 수 있도록 시행시기를 최대한 앞당길 예정이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백서 등을 통해 국책사업이 추진된 모든 과정을 기록해 정책실명제와 유사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며 “정책실명제가 도입되면 더 책임감 있게 사업을 추진하는 분위기가 조성돼 긍정적이겠지만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만 정책 초점이 맞춰지면 자칫 개발사업이 위축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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