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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노사 최단기간 단협..이석채 회장 진심 통했나

김현아 기자I 2013.05.26 09:00:02

조합원들, KT 위기 속에서 이 회장 재벌기업 경쟁론 지지
일부 비판 목소리도..KT 노사, 큰 고비 넘겨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경쟁사보다 인건비 부담이 크지만, 버추얼구츠(브로드밴드통신망을 통해 유통되는 가상재화)로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겠다는 이석채 KT 회장의 진심이 통했을까.

KT(030200)(대표 이석채)와 KT노동조합(위원장 정윤모)이 ‘2013년 KT 단체교섭’에서 합의를 도출해 13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달성했다. 노조 측이 노조안을 처음으로 제출하지 않음에 따라, 사측 안으로 지난 24일 조합원 투표를 진행해 82.1%의 압도적인 찬성률로 단체교섭을 이뤄냈다. 교섭 개시 이후 15일만에 이뤄낸 성과로 창사 이래 최단기간이다.

◇KT 위기 속에서 이 회장 재벌기업 경쟁론 지지

이석채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KT(030200)라는 회사가 우리 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역설해 왔다.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도 “재벌과의 경쟁이 쉽지 않다”면서 “KT 같은 회사가 잘 돼야 바로 여러분이 잘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9일 열린 노조와의 ‘2013년 단체교섭 제1차 본회의’에서도 “모기업이 이익을 내야 계열사에도 도움이 되는데, 통신부문이 많이 위기다”라면서 “재벌회사들은 다른 주력분야를 키울 수 있지만우리는 더 힘들다”고 말했다.

KT에 따르면 매출액 100억 당 정규직 비율을 보면 KT가 경쟁사들보다 6명 더 많다. 뿐만아니라 유선통신 비중이 커 더 큰 어려움에 처해 있으며, LTE 시장에서도 아직 LG유플러스를 제치지 못하고 정체에 시달리고 있다.

KT 관계자는 “만약 4년 전에 KT-KTF가 합병하지 않았다면 엄청난 수의 구조조정이 있었을 것”이라며 “그래도 우리는 3만 여명의 식구들을 먹여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T 안팎에서는 이번 노사의 2013년 단협안 합의는 이 같은 경영진의 고민을 일반 조합원들이 이해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일부 비판 목소리도..KT노사, 큰 고비 넘어

하지만 일부 비판 목소리도 여전하다. KT노동조합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번 단협에 대해 ‘미래를 위한 한 달 양보’라는 의견과 함께, ‘더이상 제2노조(민동)가 회사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많지만, ‘노사가 하나인데, 굳이 노동조합이 필요하냐’는 비판 의견도 적지 않다.

한편 이날 KT노사는 임금은 동결하는 대신 고졸 정규직인 ‘세일즈직’ 신설, 역할과 성과 중심의 보상체계 강화, 근로 시간 및 장소 선택권 확대 등에 합의했다.

정윤모 KT노조 위원장은 “대기업 노조로서 실업이나 양극화 등과 같은 사회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심해 왔다”며, “국민들과 뜻을 함께 하면서 청년실업 해소 등을 위한 사회적 노력에 힘을 더하겠다”고 강조했다.

KT 이석채 회장은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 대해 적극적인 동참 의지를 전해온 노동조합과 이를 전폭적으로 지지해준 직원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일자리 창출과 우수 벤처 육성 등을 통해 창조경제의 핵심인 ICT 산업활성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KT노사는 2012년 6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책임 실천 선도 사업장’으로 선정됐다. 또한 같은 해 12월에는 UN 새천년개발목표(MDGs) 지원기구인 국제개발파트너십(IDP)으로부터 노조의 사회적 책임 이행 활동에 대한 공로패를수상한 바 있다.

KT 이석채 회장(왼쪽)과 KT노동조합 정윤모 위원장이 지난 24일 저녁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본사 사옥에서 13년 연속 무분규 단체교섭 타결을 달성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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