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혜신 기자]4대 권력기관중 하나로 불리는 국세청의 새로운 수장인 김덕중 국세청장 취임식이 2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국세청사에서 진행됐다.
국세청은 최근 한만수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의 자진사퇴에 역외 탈세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장 ‘핫’한 기관 중 하나로 떠오른 곳이다.
새로운 수장이 부임하는 현장 분위기는 차분했지만 고무적이었다. 대체적으로 김덕중 국세청장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취임식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워낙 ‘덕장’으로 소문나신 분인데 잘하실 것이라고 봅니다”라는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청장 스스로도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 청장은 취임사를 통해 “지하경제 양성화를 통해 세수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됐다”면서 “국민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탈세혐의가 큰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물론 현장 중심의 실효성 있는 세정활동을 강화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국세청의 새로운 수장을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국세청이 앞으로 넘어야 할 장애물들은 물론 신경써야 하는 일이 한두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국세청이 탈세 근절에 의욕적으로 앞장서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이에 대해 ‘세수 확보를 위해 기업을 쥐어짜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온다. 올해 2월까지 고작 두달동안 세수는 전년비 6조8000억원이나 줄었다. 김 청장의 “대기업에 대한 세무조사 건수가 부족하다”는 발언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국세청 직원들 역시 외부의 쏟아지는 관심에 ‘무엇인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이 상당하다. 국세청은 올해 조사국 인력을 500명이나 충원했다. 국세청 한 관계자는 “인력 충원에 따른 성과가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쏟아지는 관심이 부담스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비리로 땅바닥에 떨어진 국세청에 대한 신뢰 회복 역시 새로운 수장인 김 청장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김 청장은 취임 즉시 특별 감찰조직을 운용하고 한 번이라도 금품수수를 한 직원에 대해서는 조사분야에 영구히 근무할 수 없도록 하겠다고 했지만 이런 형식적인 장치로 국세청 내부에 만성적으로 박혀있는 비리가 뿌리뽑힐 수 있을리가 만무하다.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안고 시작한 김덕중호(號). 본인이 강조한 것처럼 ‘공정과 신뢰’의 가치를 중심으로 올바르게 달려갈 수 있을지에 모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