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고점부담에 주춤..월간으론 넉달째 랠리

이정훈 기자I 2013.03.01 06:31:09

3대지수 약보합권 마감..VIX지수 15선 아래로
헬스케어-기술주 강세..그루폰은 24% 추락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2월 마지막 거래일에 뉴욕증시가 소폭 하락했다. 경제지표가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랠리에 대한 시장 참가자들의 낙관론이 커진 덕에 지수는 장중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그러나 이후 고점 부담이 차익매물이 몰렸다.

28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20.88포인트, 0.15% 하락한 1만4054.49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에는 한때 1만4144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에 20포인트 차이로 근접하기도 했다. 나스닥지수도 2.07포인트, 0.07% 낮은 3160.19를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일보다 1.31포인트, 0.09% 떨어진 1514.68을 기록했다.

개장전 나온 경제지표는 다소 엇갈린 모습을 보이며 장초반 혼조세를 야기했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무려 2만2000건이나 급감하면서 고용 개선 신호를 꾸준히 보낸 반면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종전 마이너스(-) 0.1%에서 플러스(+) 0.1%로 상향 조정됐지만, 시장 기대에는 크게 못미쳤다.

이런 가운데 기업 실적도 엇갈렸다. 씨어스홀딩스가 작년 4분기에 적자 축소를 기록하며 조정 순이익도 기대 이상이었지만, 최대 서점체인인 반즈앤노블은 ‘누크’ 단말기 판매 부진으로 적자 전환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퀘스터 우려 속에서도 하루 앞으로 다가온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의회 지도부간 회동에 기대가 생긴데다 S&P사가 시퀘스터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라고 밝힌 것도 힘이 됐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시퀘스터가 현실화될 땐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종별로는 대체로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헬스케어와 기술주들이 강세를 보였다.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VIX지수는 이날도 추가 하락하며 15선 아래로 내려 앉았다.

개별 종목별로는 허벌라이프가 칼아이칸의 대표 2명을 포함해 새롭게 이사회 멤버를 확대 재구성하겠다고 발표한 뒤로 주가가 8% 가까이 급등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사로부터 광고기술 사업체인 애틀라스 솔루션스를 인수하기로 한 페이스북은 1.41% 올랐다.

반면 판도라는 무료로 제공하던 모바일 음악 서비스를 한 달에 40시간으로 제한하기로 하면서 주가가 4% 이상 하락했다.

또한 실적 호조에도 불구하고 씨어스홀딩스는 향후 실적 턴어라운드에 대한 회의감으로 인해 주가가 5.2%나 급락했다. 실적 부진을 기록한 소매업체들인 콜스와 JC페니도 동반 하락하기도 했다.

전날 부진한 실적을 내놓았던 그루폰은 이날 파이어제프리 등 최소 3개 증권사들이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탓에 주가가 24% 이상 곤두박질쳤다.

◇ IMF “시퀘스터땐 美성장률 하향”..S&P “영향 미미”

재정지출 자동삭감 조치인 시퀘스터가 현실화될 경우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놓고 국제통화기금(IMF)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사가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IMF는 이날 “미국에서 시퀘스터가 현실화돼 지출 삭감이 이뤄질 경우 올해 미국과 미국의 주요 교역 상대국들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머레이 IMF 수석대변인은 이날 “미국 뿐만 아니라 미국과 적극적인 교역 관계에 있는 국가들도 이번 시퀘스터로부터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IMF는 시퀘스터가 얼마만큼 진행될 것인지를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종적으로 입장을 정하기 전에 미국의 정치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지켜봐야만 할 것”이라고도 했다.

반면 이날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S&P사는 “미국은 다음달에 다시 한번 재정절벽 아래로 추락할 것이지만 작년말처럼 이번에도 한 차례의 번지점프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S&P는 “시퀘스터의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며 오는 2분기에 보다 광범위하고도 장기적인 재정지출 삭감과 세수 확대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이로 인해 일정 기간 미국 경제가 불필요하게 둔화될 것이지만, 경제 펀더멘털이 성장에 가해질 부담을 견뎌내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S&P사는 이번 시퀘스터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에도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美 압류주택 판매, 5년래 최저..숏세일은 늘어

지난해 미국의 압류주택 판매량이 최근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다만 절대적인 수준 자체는 아직도 주택시장 버블(거품) 붕괴 이전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날 부동산 조사기관인 리얼티트랙에 따르면 지난해 압류상태에 있거나 이미 은행으로 소유권이 넘어간 주택이 시장에서 판매된 규모가 95만건 수준이었다. 이는 1년전에 비해 6%나 줄어든 것이다.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전체 주택 가운데 21%가 압류 관련 물건이었다. 이는 1년전의 23%에 비해 2%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주택시장 버블 이전인 지난 2005년 최저 수준이었던 4만6000건에 비해서는 여전히 20배 이상 많은 양이다. 또한 압류 주택이 전체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05년에는 1%에 불과했다.

또한 압류되진 않았지만, 주택가치가 모기지대출 원금에도 못미쳐 주택 소유자가 은행과 합의해 헐값에 판매한 숏세일 규모는 지난해 오히려 4% 늘어났다. 전체 주택시장에서 22%를 차지했다. 이는 주택 구입 수요가 살아나면서 은행들이 압류 대신 숏세일을 택한 탓으로 풀이된다.

◇ 美 4Q 성장률 +0.1%로 상향..실업수당 큰폭 감소

미 상무부는 지난 4분기 미국의 GDP 성장률이 전년동기대비 플러스(+) 0.1%를 기록했다고 수정 발표했다. 이는 당초 예비치 마이너스(-) 0.1%에서 플러스로 상향 조정된 것이다. 그러나 시장 예상치였던 0.5%보다는 다소 낮았다. 성장률로도 지난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낮은 실적이었다.

세부 항목별로는 당초 2.2% 증가로 예상됐던 지난 분기 소비지출은 2.1%로 소폭 하향 조정됐고 정부지출은 6.6% 감소에서 6.9%로 감소폭이 더 확대됐다. 기업 재고투자 규모 역시 120억달러 증가에 그쳤다. 이는 앞선 2분기의 414억달러와 3분기의 603억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당초 5.7%나 줄어든 것으로 전망됐던 수출은 -3.9%로 상향 조정됐고, 주거용 고정투자 역시 종전 15.3%의 증가율이 17.5%로 상향 조정됐다.

또한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전주보다 2만2000건 급감한 34만4000건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인 36만건을 크게 밑도는 것이다. 반면 2주일전 수치는 종전 36만2000건에서 36만6000건으로 상향 조정됐다.

실제 변동성을 줄여 추세를 알 수 있는 4주일 이동평균 건수 역시 35만5000건으로, 전주에 비해 6750건 감소하며 꾸준한 회복세를 이어갔다. 지속적으로 실업수당을 받은 건수 역시 307만4000건으로 전주의 316만5000건은 물론 시장 예상치인 316만건을 모두 밑돌았다.

◇ 니얼 퍼거슨 “셰일가스 붐, 美달러 랠리 이끈다”

‘금융의 지배’를 쓴 저자인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가 셰일가스 혁명으로 인해 미국 달러화가 강세 랠리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퍼거슨 교수는 이날 아부다비에서의 강연에서 “북미에서의 셰일가스 개발 붐 이후 달러화가 랠리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소 소수파의 의견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무엇보다 셰일가스로 대변되는 오일 혁명이 수혜가 대체로 과소평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미국 경제가 이로 인해 대부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원유를 수입해온 미국은 셰일가스 개발 붐과 프로판과 부탄가스를 수송할 특수 선박 주문 확대 이후에 액화천연가스(LPG) 순수출국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미국은 지난해 1월부터 10월까지 에너지 수요의 84%를 천연가스 등으로 충당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 199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퍼거슨 교수는 “셰일가스로 인해 원유 수입이 줄고 수출이 늘어나면 자연스럽게 경상수지에도 긍정적으로 영향을 줄 것”이라며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줄어든다면 이는 달러화 강세를 이끄는 또다른 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반즈앤노블, ‘누크’ 부진에 적자..씨어스, 적자축소

미국 최대 서점체인인 반즈앤노블의 지난 회계연도 3분기(작년 12월~올 2월) 순손실 규모가 606만달러, 주당 18센트를 기록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 5200만달러, 주당 71센트 순이익에서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8.8% 감소한 2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24억달러였던 시장 전망치를 밑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누크’ 단말기 사업부 매출은 1년사이에 26%나 급감한 3억1600만달러에 그쳤다.

미국 소매업체인 씨어스홀딩스는 지난 4분기중 순손실 규모가 4억8900만달러, 주당 4.61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년전 같은 기간의 24억달러, 주당 22.63달러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다. 특히 일회성 경비 등을 제외한 조정 순이익은 주당 1.12달러로, 1년전 같은 기간의 54센트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또한 시장에서 전망했던 주당 98센트 전망치도 웃돌았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22억600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124억8000만달러에 비해 소폭 감소했지만 이 역시 시장 전망치인 117억7000만달러를 앞질렀다. 씨어스홀딩스의 이 기간중 동일점포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1.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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