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12일자 6면에 게재됐습니다. |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정운찬 동반성장위원장이 4·11 총선에서 친박근혜(친박)계 이외 보수 진영의 정치 세력화에 구심점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낙천한 친이명박(친이)계 의원이 공천 결과에 잇따라 반발하며 탈당 후 집단행동 의사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정 위원장이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가능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낙천한 친이계 의원들이 정 위원장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으나 정 위원장은 일단 난색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총리를 역임하며 한때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됐던 정 위원장이 제3의 보수 세력에 합류할 경우, 4·11 총선은 물론 12월 대선 정국까지 파괴력을 보일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
11일 여의도 정가에 따르면 새누리당 공천에서 사실상 탈락한 안상수 전 대표 등 친이계 의원들이 제3의 보수 신당을 창당하기 위해 정 위원장을 꾸준히 접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량감과 대중성을 갖춘 정 위원장을 간판으로 내세워 신당을 창당한 후, 국민생각·자유선진당 등 보수 세력과 총선에서 연대하는 방안이다.
특히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과 대립각을 세운 정 위원장을 당의 간판으로 내세울 경우 새누리당과 차별화에 도움이 된다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수도권 친이계 의원은 "기존 보수 정당에 입당하는 것보다 신당 창당에 무게를 두고 있다"며 "(친이계에서 직접) 정 위원장에게 뜻을 타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도 최근 정 위원장과 접촉해 신당 합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생각은 최근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전여옥 의원을 영입하는 등 여야 낙천자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정 위원장이 합류할 경우 정치 세력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생각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낙천자 중 최소 5~6명의 현역 의원을 영입한 후, 15석의 자유선진당과 합당해 20석이 필요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총선에서 제3당의 위상을 확보하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특히 이 대통령과 정 위원장이 9일 청와대에서 회동해 오찬을 겸한 독대가 이뤄져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과 정 위원장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만났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하지만 최근 낙천한 친이계 일부가 제3 세력화를 추진하면서 정 위원장을 추대하려는 상황이라 양측간 정치적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에 대해 "신당 창당과 관련 시나리오만 무성할 뿐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며 "친이계가 탈당 명분을 찾고 있는 상황이라 구심점이 될 만한 인물이 추대될 경우 신당 창당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분석실장은 "2008년 총선에서 친박연대 및 무소속 돌풍은 박근혜라는 영향력있는 인물이 구심점으로 작용해 성공했지만 현재 정국은 제3 세력의 돌풍이 재현될지 미지수"라며 "정 위원장이 신당에 합류하더라도 파괴력은 두고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