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는 4일(현지시간) 고용보고서 실망에도 불구, 등락 끝에 상승세로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폭설 여파로 인한 비농업부문 고용 증가세 부진보다는 실업률이 큰 폭으로 하락한 점을 더 주목했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29.89포인트(0.25%) 상승한 1만2092.15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5.42포인트(0.56%) 오른 2769.30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77포인트(0.29%) 뛴 1310.87을 각각 기록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이 예상치의 4분의 1에 불과한 3만6000명 증가에 그친 반면, 실업률은 21개월 최저인 9.0%로 하락했다.
이처럼 고용보고서의 내용이 엇갈리면서 주요 지수는 장 중 혼조세를 거듭했다.
그러나 비농업부문 고용이 덜 증가한 것은 폭설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고용시장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주가는 점차 상승세로 방향을 잡았다.
고용 회복이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만큼 연방준비제도(Fed)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도 투자심리에 도움을 줬다.
또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BAML)가 반도체 업종에 대한 커버리지를 재개하면서 주요 업체들에 `매수`를 추천한 점도 주식시장에 호재로 작용했다.
아울러 전일에 이어 소매유통주가 실적 호조를 반영, 강세를 지속하면서 주요 지수의 상승을 지지했다.
이로써 뉴욕 증시는 이번주를 상승세로 마감했다. 다우, 나스닥, S&P500 지수는 주간 단위로 각각 2.27%, 3.07%. 2.71% 올랐다. 이는 2개월만에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이다.
◇ 기술주 강세..에너지주 약세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20개 종목이 상승했다. 크래프트와 프록터앤갬블(P&G)이 1%대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대기업들로 구성된 S&P500의 주요 업종 중에서는 기술주가 강세를 나타낸 반면 유틸리티, 에너지, 금융주는 약세를 보였다.
기술주 강세는 반도체주가 이끌었다. BAML이 `매수` 의견을 제시한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와 브로드컴, 엔비디아는 1~4%대 상승했다. `중립` 의견을 제시한 AMD와 인텔도 1% 미만 뛰었다.
소매유통주의 강세는 이날도 지속됐다. 빅롯츠, 노드스트롬, 애버크롬비앤피치, 어반아웃피터스 등이 2~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1월 실업률 하락에 따른 달러 강세로 인해 유가가 배럴당 90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등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면서 관련 종목들이 타격을 입었다. 핼리버튼은 1.84%, 베이커유즈는 1.05% 내렸고, AK스틸, US스틸은 3~4%대 하락했다.
◇ 美 실업률 9%로 하락..21개월 최저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이 21개월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반면 비농업부문 고용은 잦은 폭설에 따른 여파로 부진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는 1월 비농업부문 고용이 전월대비 3만6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고용은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이는 시장의 예상치를 크게 밑돈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월가 예상치는 14만6000명이었다.
지난달 뉴욕 등 주요 지역을 강타한 폭설로 인해 건설, 운송, 산업 등의 업종에서 고용이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실업률은 9.0%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 9.4%보다 크게 낮아진 것으로, 지난 2009년 4월 이후 최저다. 시장 예상치는 9.5%였다.
실업자 수가 59만명 감소하고, 노동인력이 16만2000명 줄어든 점이 실업률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됐다. 구직 단념자와 시간제 근로자를 포함한 실업률은 16.7%에서 16.1%로 하락했다. 이는 지난 2009년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