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데일리 지영한특파원] 뉴욕증시가 28일(현지시간) 호재와 악재가 뒤섞인 가운데 지수별로 등락이 엇갈리는 혼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 내구재주문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양호하게 발표된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는 반면 4월 신규주택판매와 1분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연체율 등 주택관련 지표들이 부담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낮 12시45분 현재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2.23포인트(0.05%) 소폭 하락한 8297.79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36포인트(0.08%) 떨어진 1729.72를, 대형주 중심의 S&P 500 지수는 3.19포인트(0.36%) 상승한 896.25를 각각 기록하고 있다.
하루전 주가 급락을 촉발했던 미국의 국채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생산량 동결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재고가 줄었다는 소식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 GM 채권단 새로운 부채조정안 지지..GM 반등
제너럴 모터스(GM)의 주가는 8%대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GM과 미 재무부가 채권단에게 새로운 `부채조정방안`을 제안한 가운데 채권단이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날 GM과 미 재무부는 이전보다 채권단에게 유리한 `채무조정` 방안을 제시했다.
GM이 채권단에 새로 제안한 방안은 기존 부채를 GM 주식 10%로 전환하되, 구조조정 과정에서 GM의 수익성있는 자산을 이른바 `뉴(New) GM`에 매각하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 조건으로 최대 15%까지 지분을 추가로 매입할 수 있는 `워런트`를 제공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GM은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갈 경우 미 재무부의 자금지원으로 설립되는 `굿 GM`에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파산보호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한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단의 협력이 필요해, 채권단에 양보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에 대해 CNBC는 GM의 주요 채권단 그룹이 새로운 부채조정방안에 동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GM은 새로운 방안에 대한 채권단의 답변시한을 이번주 토요일 오후 5시로 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같은 새로운 `부채조정 방안`에도 불구하고 GM이 결국은 파산보호를 신청할 것이란 관측으로 GM의 주가는 추가 상승이 제약되는 모습이다.
◇ 포드 납품사 비스티온 파산보호..포드 강보합
대형 자동차부품사이자 포드 납품사인 비스티온(Visteon)이 미국 자동차시장의 급격한 위축을 이겨내지 못하고 미국 사업장에 대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포드의 주가는 강보합세를 보이며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도날드 스테빈슨 비스티온 최고경영자(CEO)는 "(파산보호절차를 통한) 회사 재건 기간중 자본구조와 현 상황에선 지속할 수 없는 유산비용(legacy costs) 처리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스티온은 2000년 포드에서 분리됐으며, 비스티온의 입장에선 포드가 가장 큰 납품처이다. 지난 1분기 13억5000만달러의 판매량중 포드의 비중은 31%에 달했다.
◇ 국제유가 상승으로 에너지주 견조..은행주는 엇갈려
은행주들은 등락이 엇갈리고 있다. 다우 지수 구성종목중에선 뱅크오브아메리카(BoA)와 JP모간체이스가 오름세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씨티그룹은 약세다.
국제유가가 오름세를 보이면서 다우 지수 구성종목인 엑손모빌과 쉐브론 등 대형 에너지주가 강보합세를 보이며 지수를 지지하고 있다.
미국 최대 회원제 할인매점인 코스트코는 실적악재로 1.9%의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코스트코는 지난 분기 순이익이 2억960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소송비용 등으로 애널리스트 전망치를 밑돌았다.
다우 종목인 제너럴 일렉트릭(GE)은 유럽증시 거래에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회장이 "글로벌 자본 시장이 드라마틱하게 개선되고 있고, 최악의 경제상황이 끝났다"고 언급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
◇ 4월 내구재주문·지난주 실업수당 청구 `기대보다 좋아`
미국의 4월 내구재 주문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자동차와 방위재 주문이 늘면서 당초 예상치도 크게 웃돌았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4월 내구재 주문이 전월보다 1.9% 증가했다. 전월 2.1% 감소(수정치) 이후 한달만에 다시 큰 폭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이같은 상승폭은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뿐만 아니라 2007년 12월 이후 가장 컸다.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의 컨센서스에선 4월 내구재주문이 0.5% 증가한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감소했다. 감소폭은 당초 예상보다 컸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23일 마감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보다 1만3000건 감소한 62만3000건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의 전망치보다 적은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과 브리핑닷컴이 각각 조사한 시장의 컨센서스에선 62만8000건이 예상됐다. 다만, 1주 이상 지속해서 실업수당을 신청한 건수(16일 마감기준)는 전주보다 1만1000건이 증가한 679만건을 기록하며 17주 연속 사상 최대를 나타냈다.
◇ 주택지표는 부담..모기지 연체율↑..신규주택판매도 기대미흡
미국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주택압류도 덩달아 급증했다. 미 모기지은행협회(MBA)가 발표한 올 1분기 모기지 연체율은 전분기 7.88%에서 9.12%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1분기중 총 모기지의 1.37%에 대해 주택압류 조치가 취해졌다. 이는 전분기 1.08%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이다. 이처럼 지난 1분기 주택압류가 크게 늘면서 3월말 기준으로 차압된 주택들이 전체 모기지의 3.85%에 달했다. 이 역시 작년말 3.3%에 비해 증가했다.
작년 4분기엔 여러 주정부들과 패니메이와 프레디맥 등 모기지업체들이 주택차압을 일시적으로 유예한데 힘입어 주택차압이 주춤했기 때문에, 올 1분기에는 차압이 다시 늘 수 밖에 없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의 4월 신규주택판매는 증가세를 보였지만 예상치에는 못 미쳤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4월 신규주택판매는 전월대비 0.3% 증가해 연율로 35만2000채를 기록했다.
이는 연율 35만1000채(수정치)를 기록한 전월에 비해선 증가세를 보였지만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의 컨센서스인 36만채에는 미달했다. 신규주택의 평균 집값은 전년동기에 비해 15% 하락, 미국의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