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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oom-in 증권가)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된 게임키드

류의성 기자I 2008.06.12 10:40:00

임진욱 NH투자증권 연구위원
FT 선정 아시아 최고 베스트애널리스트 3위

[이데일리 류의성기자] 지난달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 전세계 최고 애널리스트` 아시아 지역 결과를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이 최고 부문 증권사에서 각각 5위와 10위에 올랐다. 

그렇다면 아시아 최고 애널리스트는 누가 뽑혔을까.

FT는 종목 추천을 잘 한 애널리스트(Top Picker) 부문과 실적 전망이 정확했던 애널리스트(Earinigs Estimators) 부문으로 나눠 발표했다. 이중 실적 전망 부문에서 임진욱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사진)가 당당히 3위에 랭크됐다.

그는 소프트웨어 및 IT 서비스, 미디어 부문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 실적 전망 뿐만 아니라 정확하게 관련 기업들의 맥을 짚는 분석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임 애널리스트가 평가받은 것은 2007년도 분석 기업 실적 추정치. 지난 2005년부터 2006년, 2007년 초에 추정한 실적 수치들이 각각 반영됐다. 과거에 냈던 기록들이 남아 체크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할 수 밖에 없다.

실적 쪽집게로 꼽혔던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경제와 산업, 재무에 대한 연구를 많이 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입니다. 분석시 선입견을 배제하고 냉정하게 바라보는 것도 중요하죠"라고 답한다.

거시경제 변수들이 산업과 개별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일지, 산업별 세미나와 공청회도 부지런히 다녔다. 관련 자료와 정보를 조금이라도 얻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뛰어다닌다.

사실 애널리스트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이다. 그 와중에 좀 더 고민하고 연구한 것이 반영됐을 뿐이라고 겸손해한다. 그의 커버리지 종목 중에는 업종을 대표하는 NHN과 엔씨소프트, 강원랜드, CJCGV가 있다.

인터넷포털이면 포털, 게임이면 게임, 카지노면 카지노, 영화면 영화 기업 분석에 도움되고 트렌드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이라면 다 해본다고 한다. 밤낮 주말 가리지 않고 게임을 한 적도 많아 핀잔을 받기도 했다고.

임 애널리스트는 특히 게임에 대한 지식은 `박사`급이다. 학창시절 게임 키드(Kid))라는 별명이 있었다고. 게임백서 또는 헤비유저들이나 알만한 게임들을 줄줄 읊는다. 게임을 좋아했던 학생이 이제는 게임회사를 정확하고 날카롭게 분석하는 애널리스트로 이름을 날리게 된 셈이다.

"중학교 1학년 때 반에서 3등안에 들면 아버님께서 재믹스 게임기를 사주기로 하셨죠. 공부 자체보다 게임기를 갖고 싶어 열심히 했던 생각이 납니다"라며 웃는다.

대학 시절에는 창세기전과 녹스 등 RPG(역할수행게임)을 즐겼고 그는 대학교 때 일본 코에이의 삼국지2를 하면서 게임산업의 가능성을 엿봤다고. PC방이 보급되면서 스타크래프트와 레인보우식스, 에이지오브엠파이어를 하면서 동호회를 만들 정도였다 한다. 특히 스타크래프트를 하면서 게임산업 가능성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는 자신이 해 본 국내 온라인게임 중에서는 엔씨소프트(036570)의 길드워가 비록 국내에서는 큰 인기를 못얻었지만 최고의 게임이라고 생각한다고.

게임을 즐겼던 그는 게임회사가 아닌 지난 2001년 증권가에 발을 들인 이유가 궁금했다. 학창시절 틈틈히 모아뒀던 돈을 어떤 종목(?)에 투자했는데 깡통계좌를 만들었던 기억이 있었다고. 아픈 경험을 바탕삼아 증권업계에 도전해보겠노라는 결심을 하게 됐다.

그는 지난 2001년 우리투자증권 기업 애널리스트로 증권맨 생활을 시작했다. 애널리스트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 2003년도로 기억합니다. 게임회사 모 종목을 추천하면서 저점대비 주가가 3배 가까이 올랐었죠. 그러나 회사 주인이 바뀌면서 주가가 반토막이 났습니다. 기업 분석에 회의를 느꼈고 애널리스트의 한계를 느꼈죠"

몸담고 있던 회사가 합병되면서 리서치센터를 떠나 가락동 지점에서 영업맨 생활도 했었다. 고객들을 만나면서 그들은 투자자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투자에 임하는지 배울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애널리스트로써 해야 할일이 무엇인지 되새겨보는 시간으로 삼았던 그는 지난 2005년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로 복귀했다.

"인터넷게임과 엔터테인먼트업종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온라인광고 게임 카지노 여행 영화 등 각자 수익 추정 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어려움이 많죠. 트랜드가 계속 바뀌는 업종이라 이를 계속해서 주시해야합니다. 예를 들어 IPTV같은 부분은 추정이 불가능한 영역인데 주가는 그렇지 않아서 애로사항이 있고, 전통산업 대비 체계성이 덜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 업종은 특히 매출이 낮고 이익률이 높은 업종입니다. 비용을 투자하면 이익이 급격하게 악화되거나 매출이 정체되거나 이익률이 정체되는 상황이 많아 수익변동성이 높습니다. 한 마디로 수익추정이 쉽지 않는 흥행산업이죠"
 
그는 산업과 경제, 회계를 잘 알아야 하며, 특히 산업분석하는 데 업무시간의 60%를 투입한다. 기업 분석시 원칙은 과도하게 기업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했다. 선입관을 갖고 접근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산업에 대한 철저한 분석없이 의견을 개진하지는 않는다.
 
개인투자자 입장에선 인터넷 엔터테인먼트 종목 투자를 어떻게 해야할지 물어봤다.
 
"될 수 있으면 개별 주식보다는 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개별 주식투자를 한다면 잘 아는 업체에 투자해야죠. 게임을 잘 알면 게임에 투자하든지, 주위 사람이 엔터테인먼트 회사에 다니면 이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죠. 업종에 국한짓지 말고 전반적으로 주식투자를 하시려면 신문이나 뉴스를 통해 사회현상을 빨리 캐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회현상이 기업에 미치는 현상에 대해 관심갖고 지켜보는 것이 좋고, 수혜업종과 종목이 무엇인지 생각해보는 습관과 전문가들의 조언을 많이 구해야죠" 

애널리스트의 생활은 고되다. 새벽에 출근해 해외 뉴스를 체크하고 관련 기사는 모조리 읽어본다. 장중에는 주가 흐름을 체크하면서 기업 탐방 등 정보가 다니는 곳으로 뛰어간다. 기업 및 산업 분석보고서를 작성하게 되면 퇴근시간이 따로 없다. 특히 어닝시즌에는 새벽 2~3시는 훌쩍 넘기는 힘든 직업이다.
 
애널리스트가 되고 싶은 취업준비생에게 조언 한 마디. "애널리스트로 성공해서 억대 연봉을 받은 분들은 극히 소수입니다. 고액 연봉만을 바라봐서는 안됩니다. 고생도 많이 해야하고 미래를 보장받는 직업이 아닙니다.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많아요. 애널리스트가 적성에 맞고 하고 싶은 사람에게만 추천하고 싶습니다"

그는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대한 자랑도 빠트리지 않았다. "현업 경력자와 경험 많은 애널리스트들이 대거 포진해 있어 전문성에 비해 시장에서 크게 저평가됐다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여건이 허락하는 한 오랫동안 근무하고 싶은 직장이죠(웃음) 특히 반도체, 디스플레이, 통신, 인터넷 업종이 포진해 있는 IT 팀은 업계 상위라고 자부합니다" 
 
애널리스트로서 추구하고 싶은 목표나 도전하고 싶은 계획이 궁금했다. "아직 부족하죠. 국내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아야하구요. 멀었습니다.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해외 시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중국 시장 등 해외 전문가로 활동하고 싶은 훗날을 그리며 노력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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