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 혼조..버냉키 `불확실성`

김기성 기자I 2007.08.31 05:25:41

하루 앞으로 다가온 버냉키 연설에 `촉각`
다우-S&P↓..나스닥↑/금융주↓-기술주↑

[뉴욕=이데일리 김기성특파원] 30일(현지시간) 뉴욕 주식시장이 혼조세로 마감했다.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연설을 하루 앞두고 여전히 불안한 투자심리를 드러냈다. 와이오밍주 휴양지인 그랜드 테톤 국립공원내 잭슨홀에서 `주택경기와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하는 버냉키 의장이 금리 인하 힌트를 줄 것인지에 대해 기대와 불안이 교차하는 분위기였다.

월마트의 투자등급 하향 조정을 비롯해 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등 내로라하는 투자은행들의 목표 주가 하향 조정, 4개월 최고치를 기록한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 등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덜 노출돼 있는 기술주들의 반등에 힘입어 나스닥 지수는 소폭 상승세로 마감했다.

2분기 GDP 성장률은 종전의 3.4%에서 4%로 상향 수정됐으나 본격적인 신용위기 이전의 상황이라 주식시장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1만3238.73으로 전일대비 50.56포인트(0.38%) 하락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도 6.12포인트(0.42%) 내린 1457.64로 마쳤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565.30으로 전일대비 2.14포인트(0.08%) 올랐다.

한편 국제 유가는 이란의 지정학적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기대감에 소폭 내렸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날 이란이 우라늄 농축활동을 늦추고 있고, 유엔 사찰단에 협력를 잘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서부 텍사스산 중질유(WTI) 10월물 인도분 가격은 전일대비 배럴당 15센트 떨어진 73.36달러로 마감했다.

◇월마트, 투자은행 `하락`..델, 모토로라 등 기술주 `상승`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WMT)는 메릴린치로부터의 투자의견 하향 조정 여파로 2.0% 하락했다.

메릴린치는 미국 경제 둔화로 미국내 월마트 매장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도`로 낮췄다.

세계적인 대형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GS), 모간스탠리(MS), 메릴린치(MER), 베어스턴스(BSC)도 동반 하락했다.

리먼브러더스가 이들 투자은행의 순이익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여파로 내년까지 기대치에 못미칠 것이라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와 모간스탠리는 각각 1%와 1.7% 하락했고, 메릴린치와 베어스턴스는 1.3%와 0.2% 떨어졌다.

장 마감 이후 분기 실적을 발표한 세계 2위 PC 제조업체 델(DELL)은 정규장에서 2.2% 상승했다.

세계 3위 휴대폰 제조업체인 모토로라(MOT)는 리먼브러더스로부터의 투자의견 상향 조정에 힘입어 1.6% 올랐다.

리먼브러더스는 부진한 실적에 고전해 왔던 모토로라가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높였다.

◇美 2Q GDP 연율 3.4%→4% 상향 수정

미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수정치가 상향 조정됐으나 월가 예상치에는 소폭 못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상무부는 2분기 GDP 성장률을 종전의 연율 3.4%에서 4.0%로 상향 수정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2분기 GDP 호조는 무역적자 개선과 기업 투자 증가 이끌었다. 또 소비지출, 정부 지출, 기업재고 증가도 한몫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마켓워치가 집계한 월가 전망치인 4.1%에는 미달했다. 또 신용위기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만큼 현재의 경제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2분기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종전의 1.4%에서 1.3%로 하향 조정된 것은 긍정적인 요인이다. 근원 CPI는 전년대비 2% 상승, 연준의 인플레이션 안심권인 1~2%내로 들어왔다. 그러나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료품을 포함한 CPI는 에너지 가격 급등 여파로 4.2% 상승했다.

◇美 주간 신규실업수당청구 33.4만명..4개월 최고

주간 고용시장의 사정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주 신규실업수당청구건수(25일 마감 기준)는 전주대비 9000명 증가한 33만4000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4월 이후 4개월 최고치다.

◇美 2Q 집값 상승 10년 최저

지난 2분기 집값이 전년동기대비 3.2% 상승했으나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이날 연방주택기업감독청(OFHEO)이 밝혔다. 지난 1분기와 비교해선 0.1%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번 조사는 미국의 양대 국책 모기지업체인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모기지 대상 주택의 거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