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총장은 지난 100일 동안 특유의 부지런함과 겸손함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무총장의 모습을 선보였다. 안으로는 비대화된 유엔의 조직 개편과 인사 시스템을 개혁하는데 치중했고, 바깥으로는 수단 다르푸르 등 세계 분쟁 지역의 해결사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데 노력했다.
그는 "지난 100일 동안 유엔 개혁을 통해 유엔 내부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으려 노력했다"며 "어느 정도 기틀를 마련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국제 분쟁 해결 노력에 보람..다르푸르 문제 성과
반 총장은 "국제적으로는 수단의 다르푸르, 아랍과 이스라엘 문제 등 국제 사회 분쟁 해결에 조금이라도 기여하고자 많은 노력을 했다"며 "구체적인 성과가 나오려면 아직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회원국들의 신뢰를 회복한 것, 세계 각국 지도자들과의 접촉으로 같이 일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한 것에 대해서는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고 자평했다.
이를 위해 하루에 5~6명의 세계 각국 정상과 통화를 하는 경우도 빈번하다고 소개했다.
반 총장은 "다르푸르 문제의 경우 9일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에서 유엔, 아프리카연합(AU), 수단 정부가 협의를 한 결과 사태 해결을 위해 내가 제안한 방안중 한 가지 정도만을 남겨두고 거의 다 합의가 이뤄졌다"며 "가능한 빠른 시일내에 유엔과 AU 합동 평화유지군이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 언론에 잘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기니, 민주 콩고, 그레이트 레이크(대호수) 지역, 북부 우간다, 코트 디부아르(아이보리 코스트) 등도 유엔의 적극적인 중재 노력하에 평화 기반을 닦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국제 분쟁 해결을 위해 다음주중 다시 중동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효율적인 `하나의 유엔` 만들 것..이달중 개혁안 제출
반 총장은 앞으로 유엔 각 기관의 업무기능을 조정해 유엔을 더욱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만드는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프리카 수자원 개발의 경우 여러 개의 UN 소속 기구들이 비슷한 일을 겹쳐 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유엔개발계획(UNDP), 유니세프 등 다양한 유엔 기구들이 상호 협력을 통해 제한된 자원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반 총장은 이같은 `하나의 유엔`을 만들기 위한 개혁안을 이달중 유엔 총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여성 문제를 전담하는 사무차장 직위를 신설하는 것도 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중장기 과제중 하나로 기후변화협약의 진전을 이뤄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반 총장은 "미국, 중국, 인도 등 강대국들의 참여가 미진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 사회의 의지를 결집하고 사무총장으로서의 리더십도 발휘하겠다"며 "올해안에 이 문제를 다루는 정상회담이나 고위급 회담 등을 개최하는 복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핵 문제는 측면 지원에 치중.."잘 해결될 것"
반 총장은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의 경우 회담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 사무총장으로서 별도의 방안을 강구해야 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다만 6자 회담의 진전을 위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협의를 하는 등 관련국의 협조를 얻어내기 위해 적극적인 측면 지원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의 투명성 문제로 중단된 UNDP의 대북 사업 감사 문제에 대해서는 "내가 사무총장으로 취임하기 전 불거진 일이고 북한이 조사에 협조하지 않아 어려움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원칙적으로 북한 뿐 아니라 유사한 활동은 모두 감사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