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철기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 가결로 행정수도 이전 호재로 관심이 높았던 충청권 분양시장이 급랭할 전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국혼란이 경제 전반적으로 영향이 미쳐 투자심리 위축 등 부동산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업계는 최근 일부 주상복합아파트에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침체된 분양시장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였지만 정국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투자심리 위축으로 아파트 분양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특히 행정수도 이전 호재로 관심이 높았던 충청권에 분양이 예정된 업체들은 대책마련에 나서는 등 향후 시장움직임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충북 오창지구에 이달말 총 5557가구의 아파트를 동시분양으로 공급할 예정인 쌍용건설(012650), 우림건설, 중앙건설(015110), 한라건설(014790), 한국토지신탁(034830) 등 5개 업체는 예기치 못한 이번 대통령 탄핵으로 분양마케팅 전략변화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그동안 오창지구 분양을 위해 신행정수도 이전 후보지라는 호재를 내세워 각종 이벤트를 펼치는 등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마케팅에 노력해 온 상황이어서 대통령 탄핵 소식을 듣고 크게 당황했다"고 우려했다.
이 관계자는 "신행정수도 후보지라고 내세우는 전략 대신에 고속철 개통과 오창과학지구 개발 등 향후 자족도시로의 발전호재를 중심으로 홍보전략을 바꿔 당초 계획대로 분양일정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근 인기가 높았던 대전과 충남 천안, 아산 등의 아파트 등 부동산 투자자들도 탄핵정국으로 자칫 신행정수도 건설정책이 차질을 빚을 경우 가격이 폭락할지도 모른다며 불안해 하는 상황이다.
윤진섭 부동산뱅크 팀장은 "대통령 탄핵직후 충청권에 투자했던 사람들의 향후 가격전망을 묻는 문의가 많았다"며 "단기적으론 이들 지역에 가격과 거래 모두 정체될 가능성은 있지만 경부고속철 개통과 아산신도시 건설 등이 진행되고 있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대통령 탄핵은 수도권의 기존 아파트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사업속도가 빠른 일부 재건축아파트를 중심으로 차츰 살아나던 거래시장도 매수문의가 끊기는 등 다시 침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도곡동 우방공인 관계자는 "대통령 탄핵안이 통과되기 전까지는 하루에 5~6건 정도의 매수문의가 이어졌으나 지금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며 "이같은 침체국면이 장기화되면 가격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탄핵이 부동산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주식시장이나 금리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경우 부동산시장도 그에 따른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은 "그동안 정부규제로 움추렸던 투기움직임이 다시 살아날 가능성도 있지만 정부가 그동안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지속적으로 규제정책을 추진했고 당장 정책변화 가능성도 크지 않은 만큼 집값이 들썩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소장은 그러나 "정국불안이 빨리 해소되지 않은다면 부동산시장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정국혼란에 영향을 받지 않는 정부의 정책기조 유지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